[공격 밀어붙인 트럼프의 노림수]
베네수엘라 이어 원유 수입원 봉쇄
中 “약육강식 반대해야” 강력반발
佛·獨·英도 이란 미사일 공격 규탄
트럼프, 방중 전 기선제압 포석도
반미국 중 北만 남아…핵집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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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을 밀어붙인 배경에는 독보적인 군사력을 앞세워 중국 앞에 패권 질서를 재확인하려는 목표가 자리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국의 우방국이자 주요 원유 수출국인 이란을 공격해 중국을 에너지 공급망에서 고립시켰다. 미국의 관세 전쟁에 날을 세우며 중국과 손을 맞잡으려는 유럽과 캐나다도 이번만큼은 미국의 편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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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6분 분량의 동영상을 올리고 “현재 전투 작전은 총력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모든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이란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등 지도부를 제거한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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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버그통신은 “현직 국가원수 살해는 수십 년간 이어진 미국의 정책을 벗어난 사례”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은 제약 없는 미국 패권의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3월 31일~4월 2일 중국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기 전 ‘힘의 논리’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이란산 원유의 80% 이상을 매년 구매하는 최대 수입국으로 이란과 긴밀한 관계에 있다. 에너지 분석 업체 케플러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하루 평균 해상 수입 원유량의 13.4%인 138만 배럴을 이란에서 구입했다. 중국은 제재로 수출길이 막힌 이란을 상대로 헐값에 원유를 수입할 수 있었다. 중국이 이란이 아닌 다른 산유국에서 물량을 늘리려면 연간 30억~80억 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담해야 하고 이는 중국의 제조업 경쟁력에 타격을 줄 수 있다.
이란은 중국의 일대일로 구상에 따른 요충지로 중국은 이란과의 원유 거래에서 위안화를 사용해왔다. 이란이 당분간 경제활동이 중단되면서 이란과 에너지는 물론 금융과 군사·기술 협력을 하려던 중국의 구상은 차질을 빚게 된 셈이다. 실제 중국은 미국과 적대적인 주요 국가 중 가장 강력히 반발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환구시보는 “국제사회는 약육강식으로 퇴행하는 데 대해 분명하고 단호한 반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의 흔들리던 동맹들도 이번 공습을 계기로 이란을 압박하는 데 힘을 보탰다. 프랑스와 독일·영국 정상들은 1일 공동성명에서 이란의 무차별한 미사일 공격을 규탄하며 “필요시 방어적 조처를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과 관계를 재설정하던 캐나다의 마크 카니 총리와 호주의 앤서니 앨버니지 총리도 이란의 핵 개발을 비판하며 미국을 지지하는 실리 외교에 나섰다. 유럽연합(EU) 역시 호르무즈해협에서 선박을 위협하는 이란의 행위에 반대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하메네이의 죽음을 애도하고 미국의 공격을 “국제 규범을 위반한 암살”이라고 규정하면서도 이란에 대한 군사적 지원에는 발을 뺐다. 러시아는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습 때에도 방관하는 태도만 보인 바 있다. 텔레그래프는 트럼프 정부가 현재 ‘푸틴체제’의 유지를 바라고 있기 때문에 러시아가 이란을 도울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다음 표적을 쿠바로 보면서도 대표적인 반미 국가로 꼽히는 북한도 안전지대는 아닐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이른바 4대 반미 국가 가운데 핵무력이 완성된 군사 강국 중국·러시아를 제외하면 이란의 퇴출 이후에는 북한만 남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확보하지 못한 이란이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모습을 보면서 북한이 핵무력에 한층 더 집착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한다. 실제 북한은 1일 외무성 대변인 명의의 담화를 내고 “이기적, 패권적 야욕 달성을 위해서라면 군사력의 남용도 서슴지 않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후안무치한 불량배적 행태를 가장 강력한 어조로 규탄한다”고 반발했다.
상당수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공격을 자국 민심을 붙잡기 위한 11월 미국 중간선거용 전략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경제적으로는 베네수엘라 때처럼 중동 지역 내 석유 사업을 강화하려는 전략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극적인 대외 개입은 중간선거를 몇 달 앞두고 유권자들이 그의 외교 정책에 대해 관심을 잃는 가운데 나왔다”고 설명했다.
“중단 없는 정밀폭격” 선언한 트럼프, 하메네이 제거는 서막일 뿐?
뉴욕=윤경환 특파원 ykh22@sedaily.com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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