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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2 (월)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유가 급등·물가 자극·성장 위축 '도미노' 우려…글로벌 경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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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스라엘, 이란 공습에…각종 경제지표 '흔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땐

    유가 배럴당 100달러 웃돌 수도

    잘 나가던 증시에 '찬물' 우려

    고물가로 번질 땐 금리인하 지연

    유가 배럴당 10달러 오를 때마다

    연 성장률 0.1~0.2%p씩 깎일 것

    [이데일리 방성훈 권오석 기자]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분쟁이 더 넓은 지역으로 번지면서 글로벌 경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 1년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전쟁 촉발,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압박, 그린란드 문제를 둘러싼 동맹 위협에도 세계 경제는 완만한 성장세를 유지해왔다. 예상과 달리 인플레이션은 안정됐고 미국과 유럽을 비롯한 주요 증시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하지만 에너지 공급망 차질과 국제유가 급등 우려가 확산하며 성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6000피’(코스피 6000)를 달성하며 질주한 코스피도 상승세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실제로 공습 이후 각종 지표가 흔들리는 등 금융투자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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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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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산 수출 만 중단 땐 배럴당 80달러 전망

    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장외시장에서 브렌트유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8∼10% 급등한 배럴당 80달러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2일 정규장이 열리면 급등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상승폭을 가를 핵심 변수는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원유·가스 수송에 장기 차질이 발생할지 여부다.

    미 외교협회(CFR)의 에드워드 피시먼 선임연구원은 에너지 시장에 대해 두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우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병목지대인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모든 선박 통행에 장기적인 차질이 발생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웃돌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 세계 원유의 약 5분의 1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기 때문이다. 이번 미·이스라엘 공습 전에도 브렌트유는 미·이란 간 충돌 우려가 커진 지난 한 달 동안 약 12% 상승, 배럴당 73달러에 근접해 7개월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천연가스 시장 역시 충격을 받아 유럽 등 주요 지역의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울 수 있다.

    피시먼 선임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지 않고 이란산 원유 수출만 중단할 가능성을 더 크게 점쳤다. 이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80달러 이상으로 급등하겠지만 다른 산유국이 증산에 나선다면 충격은 다소 완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Opec+는 이날 기대엔 부족하지만 4월부터 하루 20만 6000배럴 증산을 예고하며 시장 진정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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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대(對)이란 공습으로 중동 지역에서 충돌이 지속되는 가운데 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 위치한 한 건물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 군사 작전에 대해 “모든 목표를 지속할 때까지 지속한다”고 밝혔다.(사진=AF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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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무즈 막히면 美소비·성장 타격

    에너지 가격이 급등하면 주요국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계획이 틀어지고 기업 심리가 위축될 위험도 함께 커진다. 미국은 에너지 상당 부분을 자급자족하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2024년 미국에서 소비된 수입 에너지 비중은 17%로 40년 만에 최저 수준이다. 그럼에도 걸프산 원유 수송에 차질이 빚어지면 유가 상승 탓에 이미 생활비 부담을 호소하고 있는 미 소비자의 체감 압박을 더욱 키울 수 있다. ING의 미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제임스 나이트리는 “배럴당 100달러 수준을 지속하면 지난 1월 연 2.4%였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 이상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연준 목표치(2%)의 두 배 이상으로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장기간 강도 높은 분쟁이 계속되면 상품 가격에도 영향을 미쳐 미국은 물론 세계 경제 전반을 약화시킬 수 있다. 바클레이스의 아제이 라자댁샤 금리·증권화 상품 리서치 책임자는 “유가가 배럴당 10달러씩 지속적으로 오를 때마다 12개월 동안 성장률은 0.1~0.2%포인트씩 깎인다”며 “배럴당 120달러까지 올라 그 수준을 유지한다면 미국과 세계 경제는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부작용으로는 달러화 가치 급등이 지목됐다. 테미스토클리스 피오타키스 바클레이스 이코노미스트는 “유가가 10% 오를 때마다 글로벌 통화바스켓 대비 달러화 가치가 0.5~1%가량 상승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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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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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韓 증시 그늘 드리워

    이번 분쟁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는 시기와 겹쳤다. 지난주 미국 증시에서 민간 신용시장 둔화 우려와 인공지능(AI) 기술이 기존 산업에 미칠 구조적 충격 우려가 맞물려 은행주들은 지난해 4월 이후 가장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 연준의 통화완화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전망은 금융시장 신뢰를 추가로 흔들 수 있다. T.로프라이스의 토마슈 비에와데크 유럽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베네수엘라, 그린란드, 관세, 그리고 이제 이란까지, 두 달 만에 여러 번의 큰 충격이 한꺼번에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 증시에도 최대 변수로 부상했다. 지정학적 충돌에 글로벌 자산시장 지표가 출렁이면서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달 27일 63.14포인트(1.00%) 떨어진 6244.13에 마감했다. 위험자산 역시 약세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직후 6만 3000달러(한화 약 9166만원)선까지 무너졌다. 이날 개장한 일본 ‘니케이 225’와 홍콩 ‘항셍’ 지수는 각각 1.53%와 2.14% 하락 마감했다. 반면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지면서 국제 금 선물은 전 거래일 대비 3.46% 급등한 온스당 5440달러를 나타냈다. 다만 증권가에선 전쟁의 격화와 에너지 시장의 혼란과 같은 극단적 시나리오는 배제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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