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KT 소액 주주 35명이 황창규 전 회장과 구현모 전 대표 등 KT 전직 임원 13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황 전 회장 등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은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KT 소액 주주들은 황 전 회장 등 경영진의 위법 행위 등으로 KT가 손해를 봤다며 2019년 3월 765억원 상당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경영진의 불법 행위는 2010년 무궁화위성 3호 해외 매각, 재단법인 미르에 대한 금전 출연, 대외 협력 부서인 CR 부문 임직원들의 비자금 조성 및 송금 등이다.
이 중에서도 쟁점이 된 건 CR 부문 임직원들이 비자금을 조성해 정치인에게 송금한 부분이다. CR 부문 임직원들은 2014년 5월~2017년 10월 법인 카드로 상품권을 사들인 후 되팔아 비자금 11억5000만원을 조성했다. 이 돈은 임직원과 지인 명의로 100만~300만원씩 나눠 국회의원 99명을 후원하는 데 사용됐다. 구현모 전 대표는 국회의원 13명에게 1400만원을 송금했다. 이 일로 KT 법인은 2023년 9월 벌금 1000만원형을 선고받았고, 별도로 기소된 구 전 대표도 관련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2024년 6월 벌금 700만원형이 확정됐다.
이런 가운데 KT 소액 주주들은 황 전 회장과 구 전 대표 등을 상대로 손해를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다. 1심과 2심은 소액 주주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구 전 대표의 법령 위반 등을 인정했지만 정치자금으로 쓰인 비자금이 전부 회사로 반환돼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대법원은 “황 전 회장, 구 전 대표 등은 상품권 현금화를 통해 비자금 조성이 이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KT의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 및 운영 상태를 확인·점검하는 등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며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대법원은 구 전 대표가 조성한 비자금 중 정치자금으로 송금된 금액뿐 아니라 다른 비자금에 대해서도 손해액으로 볼 수 있는지 판단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이민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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