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봉투법 시행 열흘 앞…교섭절차 매뉴얼 발표
원청과 분리 신청 생략…원·하청 절차 소폭 간소화
"4월 중순쯤 중노위나 지방노동위서 첫 사건 나올 것"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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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7일 중앙노동위원회와 ‘원·하청 상생 교섭절차 매뉴얼’을 발표했다. 앞서 정부가 확정한 노란봉투법 시행령 개정안과 해석지침에 이은 세 번째 설명서인 셈이다. 매뉴얼에는 하청노조가 원청과 교섭 테이블에 앉는 단계까지 가기 위한 상세한 절차와 사례 등이 담겼다. 크게 △교섭을 요구하는 하청노조 확정 △공동교섭대표단 구성 △교섭 실시 등 3가지 과정이 있다.
이번 매뉴얼의 핵심은 교섭단위 분리 단계에서 원청 노조와 하청 노조가 단일화 대상이 아니라는 원칙을 전제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하청 노조가 교섭 신청을 하려면 원청 노조와 교섭단위를 분리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는데, 정부는 기본적으로 두 노조의 교섭 단위가 다르다고 본 것이다. 이 때문에 하청 노조는 원청 노조와 교섭단위를 분리하기 위해 별도로 신청할 필요가 없어 최종 교섭까지 거쳐야 할 과정이 소폭 줄었다. 사실상 노동위의 사용자성 판단만 나오면 빠른 시일 내 교섭을 진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A기업(원청)의 B하청 노조가 원청과 교섭을 하기까지의 과정을 살펴보면, B노조가 교섭을 신청하면 A기업은 7일간 해당 사실을 사업장 게시판 등에 공고해야 한다. 다른 노조와 노동자에게도 알려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만약 A기업이 이를 거부해 공고하지 않으면 B노조는 노동위에 시정 신청을 해서 A기업이 사용자로 인정되는지 가릴 수 있다.
사용자성이 인정돼 A기업이 공고한 후 이를 보고 C하청 노조도 참여를 원하면 별도 신청을 통해 B노조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거쳐야 한다. 다만 노동위에서 교섭창구를 분리할 필요성이 인정되면 B노조와 C노조는 A기업과 따로 교섭할 수 있다. 만약 B노조는 한국노총 소속인데, C노조는 민주노총 소속이라면 교섭단위 분리가 가능하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라 확대된 사용자성 정의가 적용되는 첫 사례는 오는 4월 중순쯤 나올 예정이다. 박수근 중노위원장은 “하청 노조에서 교섭을 요구하고 사용자가 공고하는 등 과정을 거치면 4월 중순에는 중노위나 지방노동위에서 첫 사건이 나올 것으로 본다”며 “오늘 매뉴얼을 근거로 해서 이보다 구체적인 내용은 노동위에서 3월 10일 (노란봉투법 시행) 이후 사건이 들어오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용자성 인정에 대해 경영계는 여전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경영계는 사용자성 인정 범위와 교섭의제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제조업과 같은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일반화된 업종에서는 한 기업이 여러 하청노조와 동시에 교섭해야 하는 상황도 생길 수 있어 기업 부담이 급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영훈 노동부 장관은 “교섭은 비용이 아니라 공동의 이익”이라며 “원·하청 격차가 해소되면 경제 전반의 활력이 늘어나고, 이는 기업에 기회비용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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