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셌던 부실·늑장 논란…결과 따라 책임론 일 수도
영장실질심사 출석하는 강선우 의원 |
(서울=연합뉴스) 최원정 기자 = 3일 무소속 강선우 의원과 김경 전 서울시의원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결과는 그간 늑장·부실 논란에 시달린 경찰 수사에 대한 평가와 직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경찰은 강 의원 구속영장에서 "주거지 압수수색 당시 모든 공간이 지나치다고 할 정도로 청소와 정리·정돈이 돼 있는 상태였다"며 "일반적으로 집 안에서 볼 수 있는 휴대전화, PC, 노트북 등 전자정보 매체가 일절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날 영장심사에서도 이 같은 정황을 근거로 증거 인멸 가능성을 거론하며 구속 필요성을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증거를 인멸할 시간을 제공한 건 오히려 경찰 아니었느냐는 지적 역시 나온다.
강 의원이 당시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무소속 김병기 의원과 '공천헌금' 처리 방안을 논의하는 녹취록이 공개된 건 지난해 12월 29일이다.
그 즉시 큰 파장이 일며 고발이 잇따랐다. 하지만 경찰은 올해 1월 1일 강 의원이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에야 고발인을 불러 조사했고, 강 의원의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첫 압수수색에 나선 건 녹취록이 공개된 지 13일 만인 1월 11일이었다.
강 의원에 대한 피의자 소환도 같은 달 20일에야 이뤄지면서 '정치권 눈치 보기'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졌고, 올해 10월 예정된 검찰청 폐지와 맞물려 경찰의 권력 수사 역량에 대한 근본적 의문까지 불렀다.
법정 나서는 김경 전 서울시 의원 |
이날 오전 영장심사를 받은 김 전 시의원에 대한 수사는 한술 더 떴다.
김 전 시의원은 고발장이 경찰에 제출된 지 이틀 만인 지난해 12월 31일 미국으로 돌연 출국했다. 경찰은 '고발 사건 배당이 늦었다'는 이유로 출국 금지를 취하지 않으며 사실상 방기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김 전 시의원은 미국 체류 중 카카오톡과 텔레그램 등 메신저 기록을 삭제한 정황이 포착됐고, 미국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 행사장에서 웃으며 엄지를 치켜올린 사진이 공개되며 공분을 불렀다.
거센 비난 여론이 인 끝에 김 전 시의원은 출국 열하루 만인 1월 11일 귀국했지만, 경찰은 '수사에 협조하고 있다'는 이유로 신병 확보 대신 불구속 수사를 선택했다. 그 결과 뒤늦게 확보한 김 전 시의원의 PC 중 한 대는 하드디스크가 없었고 다른 한 대 역시 초기화한 '깡통'이었다.
이번 의혹이 뚜렷한 물증 없는 '진실 공방' 사건이 된 것과 무관치 않아 보이는 대목이다.
그럼에도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대로 구속 필요성이 인정돼 두 사람의 신병이 확보될 경우, 경찰로선 최소한의 체면을 지켰다는 평가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법원이 경찰의 구속수사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을 경우, 결국 경찰 수사가 부실했던 게 아니냐는 책임론을 피하기 어려울 수 있다.
김 전 시의원이 강서구청장·영등포구청장 공천을 노리고 민주당 여러 인사에게 금품 로비를 시도했다는 추가 의혹과 이 사건의 출발점 격인 김병기 의원의 각종 비위 의혹 수사 역시 동력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away77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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