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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4 (수)

    칩플레이션 쓰나미, 산업계 생존게임 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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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모리發 산업 재편]

    메모리 가격 치솟자 PC·스마트폰 타격

    中 저가 스마트폰 사업 철수까지 거론

    車업계에 후방 산업까지 위기 번진다

    [이데일리 공지유 기자] 칩플레이션발(發) 산업계 줄도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저가 스마트폰 브랜드를 시작으로 치솟는 메모리 가격을 버티지 못한 기업들이 시장에서 철수할 위기에 놓이면서, 앞으로 완성차를 비롯한 전·후방 산업 전반에서 이같은 파급 효과가 확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데일리

    (그래픽=김일환 기자)


    3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PC용 D램 범용 제품(DDR4 8Gb 1Gx8)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3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1.35달러)보다 9배 넘게 뛴 수준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를 가속화하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들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을 집중하면서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이에 스마트폰, PC 등 주요 완제품들이 원가 인상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해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라 전 세계 스마트폰 생산량이 전년 대비 10% 감소한 11억35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칩플레이션이 악화하는 최악의 상황에서는 생산량이 최대 15%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봤다.

    특히 저가형 제품을 생산하는 중국을 중심으로 메모리 가격 급등에 따른 산업 위기가 현실화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 메이주가 대표적이다. 메이주는 메모리 가격 급등으로 신제품 출시를 중단했고, 일각에서는 사업 철수 가능성까지 나온다. 저가형 제품의 경우 원가 상승 압력을 버티기 어려운 만큼 사업 전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트렌드포스는 과거 메모리 가격이 스마트폰 부품원가(BOM)의 약 10~15%를 차지했는데, 최근 들어서는 30~40%까지 급증한 것으로 분석했다.

    심우중 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애플처럼 스마트폰 원가에서 메모리가 차지하는 비중이 낮고, 메모리 가격 협상력이 높은 기업이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며 “반면 중국 기업들은 기존 마진을 유지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같은 칩플레이션발 완제품 타격은 PC, 스마트폰을 넘어 자동차 등 전방 산업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S&P 글로벌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에 들어가는 구형 D램 제품 가격은 올해 전년 대비 70~100%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서는 차량용 메모리 품귀 현상이 완성차 생산 차질로 이어지면서 코로나19 당시 ‘반도체 대란’이 현실화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BYD의 올해 1~2월 판매량이 전년 대비 36% 급감한 것은 이와 관련이 있다는 관측이 있다. BYD의 판매량 감소폭은 2020년 2월(41%) 이후 최대다.

    국내 한 전자부품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시장 등이 침체하면 디스플레이 같은 부품업계의 수익성은 덩달아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칩플레이션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개별 기업의 범위를 넘어 중국 내수 침체 장기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4일 열리는 중국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에서는 이같은 내수 침체에 대한 대응책이 화두로 떠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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