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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5 (목)

    [사설] 대법원장 탄핵 협박, 청와대가 자제 시키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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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일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희대 대법원장 탄핵 공청회에서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를 비롯한 참석 의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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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4일 조희대 대법원장을 향해 “사법 개혁에 대한 저항군 우두머리 역할을 하고 있다. 사퇴도 적절한 타이밍이 있다”며 노골적으로 사퇴를 요구했다. 강경파 의원들도 좌파 단체 인사들과 조 대법원장 탄핵을 위한 공청회를 열고 “사퇴하지 않으면 곧바로 탄핵 절차에 돌입해야 한다”고 했다. 조 대법원장이 민주당이 강행 처리한 법 왜곡죄 등 ‘사법 3법’에 대해 “과연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지 심사숙고해달라”고 하자, 다음 날 바로 사퇴 압박과 탄핵 협박에 나선 것이다.

    조 대법원장에 대한 사퇴 공세는 작년 5월 대법원이 이재명 대통령 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 환송한 이후 1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다. 판결 직후 민주당은 대법원장 청문회를 추진했고, 집권 이후에는 근거도 없는 ‘조희대·한덕수 회동설’을 제기하며 청문회를 다시 추진했다. 당시 조 대법원장이 사법 독립 침해를 우려하며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자,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도 갈아 치우는 마당에 어디다 대고 삼권분립 운운하느냐”고 했다.

    민주당이 최근 각계에서 제기된 위헌과 부작용 우려를 무시하고 법 왜곡죄, 재판소원법과 대법관 증원법 등 ‘사법 3법’을 국회에서 강행 처리한 것도 자신들의 사퇴 요구를 조 대법원장이 거부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대통령과 관련된 재판들을 무력화하는 동시에 법원 내부에 ‘조 대법원장 때문에 사법3법이 처리됐다’는 여론을 만들려는 것이다.

    민주당의 사법3법은 정부 수립 이후 80여년간 지켜져온 사법제도의 근간을 훼손한 것이다. 역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8명과 한국여성변호사회 회장 6명이 “삼권분립의 균형을 허물고 권력 지형을 재편하려는 시도”라며 이례적 비판 성명을 낸 것도 이 때문이다. ‘사법 3법’에 대해선 진보·보수 가릴 것 없이 헌정 질서의 파괴를 우려하고 있다.

    작년 9월 민주당이 조 대법원장 사퇴를 요구하자 청와대는 “대법원장 거취 문제를 논의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냈다. 대법원장 사퇴, 탄핵 협박이 대통령 뜻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여론이 악화되자 청와대가 직접 부인한 것이다. 야권은 사법 3법 강행과 대법원장 탄핵 협박이 결국 이 대통령 재판 때문이 아니냐고 한다. 대통령 개인 문제로 사법제도를 훼손하고 임기가 보장된 대법원장까지 강제로 물러나게 하면 결국 대통령의 과오로 남게 된다. 청와대가 나서 민주당의 폭주를 여기서 멈춰 세우길 바란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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