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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국회에서 건설업계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는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공공공사 선급금 제도 손질, 공정거래 과징금 상향, 감독기구 신설 등 규제·부담 성격의 입법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는 흐름이다. 건설업계는 유동성 악화 국면에서 자금 흐름 죄기와 제재 강화가 동시에 이뤄지면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윤준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월 15일 대표 발의한 ‘국고금 관리법’·‘국가계약법’·‘지방계약법’·‘지방회계법’ 일부개정안은 선급금 지급 한도를 현행 70%에서 50%로 낮추는 내용을 담았다. 선급금 지급 시 계약이행능력과 자금상태, 부정당업자 여부 등을 고려하도록 하고 발주청이 선급금 집행 실태를 점검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선급금 사용 단계에서의 제재 수위를 높이는 법안도 발의됐다. 박용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5일 대표발의한 ‘국가계약법’·‘지방계약법’·‘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은 상습적 계약 이행 지연 또는 선급금 목적 외 사용 업체를 부정당업자로 지정해 입찰 참가를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다. 선급금 사용 내용 감독을 강화하고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계약 해제·해지와 손해배상 청구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조항도 포함됐다.
선급금 제도는 공공계약에서 착공 초기 인건비·자재비 등을 원활히 집행하도록 지원해 공정 지연을 줄이고 계약 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오랜 기간 운영돼 왔다. 다만 지난해 국정감사와 국토교통부 업무보고 과정에서 열차 납품 지연과 선급금 유용 문제가 지적되면서 관리 강화 필요성이 다시 부각된 바 있다.
업계에선 선급금이 목적과 달리 집행될 경우 공공재정의 누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제도 보완 필요성 자체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선급금이 사실상 현장 운전자금 역할을 해온 만큼, 한도 축소와 심사·점검 강화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중소·중견사의 현금흐름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선급금 한도 축소에 더해 사용내역 감독과 제재까지 강화되면 현장은 자금·행정 부담을 동시에 떠안게 된다”며 “유용 방지 취지는 이해하지만 업황이 어려운 시기에 한도 축소까지 겹치면 현장에서 감당하기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공정거래 분야에서는 과징금 상한을 크게 올리는 법안이 발의됐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지난달 11일 대표 발의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에 대한 과징금 상한을 매출액의 6%에서 20%로, 담합은 20%에서 30%로 상향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액 과징금 상한도 각각 대폭 올리는 방안이 포함됐다. 과징금 상한이 크게 높아지면 기업의 재무적 부담이 확대될 수 있고 복잡한 하도급·공동도급 구조를 가진 건설업 특성상 준법·내부통제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부동산 시장 전반을 겨냥한 감독기구 신설도 쟁점이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황운하 조국혁신당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부동산감독원 설치 법안은 부동산 불법행위를 상시 감시하고, 직접 수사까지 가능하도록 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이 과정에서 ‘영장 없는 금융정보 열람권’ 논란이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감독 강화가 투기·불법 거래 차단에 기여할 수 있다는 평가와 별개로 거래심리를 위축시켜 시장 수요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성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질서 확립을 위한 제도 보완은 필요하지만 획일적인 기준 강화가 자금 여력이 약한 업체를 위축시키거나 정상적인 시장의 역동성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며 “규제 강화와 시장 활력이 균형을 이루도록 집행 기준과 보완책을 정교하게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투데이/천상우 기자 (1000tkdd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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