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개선 나선 건설사들
지난해 상장사 빅7 영업익 20%↑
美·이란 전쟁 파장에 노심초사
도시정비·원전 수주로 반등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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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지난해 철저한 원가 관리와 이익 위주의 사업 재편을 통해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는 해외에서 인공지능(AI)발 대규모 원전 프로젝트가 본격화하고, 국내는 80조 원에 육박하는 도시정비사업 물량이 쏟아질 것으로 관측돼 더 큰 폭의 이익 개선이 기대되고 있다. 다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가 중동 전역으로 번지고 장기화할 경우 간신히 잡아놓은 원가율과 수익성이 다시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순위 1~10위의 대형 상장 건설사 7곳(삼성물산·현대·대우·GS건설·DL이앤씨·삼성E&A·HDC현대산업개발)과 11~30위권의 중견 건설사 7곳(계룡·금호·태영건설·한신공영·HL D&I한라·동부·KCC건설)은 지난해 수익성 개선세가 뚜렷했다.
특히 중견사들의 반등이 극적이었다. 중견사 7곳의 합산 영업이익(이하 연결기준, 잠정)은 5742억 원으로 전년도 970억 원대비 492% 뛰었다. 당기순이익 역시 1673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4365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매출은 2024년 14조 3121억 원보다 오히려 5%가량 줄어든 13조 5302억 원으로 집계됐지만 순이익이 1년 만에 무려 6000억 원 이상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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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성 개선의 비결은 ‘원가율 정상화’가 거론된다. 이들 기업은 2024년 원자재 가격 폭등과 고금리로 인해 대규모 적자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현장 원가 관리 등을 강화하고 외형 확장 대신 수익성이 높인 사업장 위주의 선별 수주를 진행하며 턴어라운드에 성공한 것이다. 실제 금호건설과 동부건설의 지난해 매출 원가율은 전년 대비 10~11%포인트 내린 87~93%까지 낮아졌다.
대형사들 역시 공정·원가 관리 강화와 선별 수주 전략 등을 통해 체질 개선에 성공했다. 상장사 7곳의 합산 영업이익은 2조 2391억 원으로, 전년 대비 20.8%가 증가했고 평균 영업이익률도 1.9%에서 2.6%로 개선됐다. 다만 대형사는 희비가 엇갈렸는데 현대건설과 GS건설,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 등 4곳은 이익이 회복된 반면 고수익 프로젝트들이 종료된 삼성물산과 삼성E&A, 지방 미분양 등 8000억 원대의 대규모 잠재 부실을 선제적으로 털어낸 대우건설은 실적이 악화했다.
80조 정비물량·글로벌 원전 수주 등 ‘장밋빛 미래’ 기대됐는데 전쟁 리스크에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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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대부분 건설사가 원가율 개선과 부실 선반영, 수익성 중심의 사업 재편 등의 준비를 마친 상황에서 올해 이익 성장의 가능성을 높게 봤다. 특히 올해는 서울 압구정·여의도·목동·성수 등 핵심 입지를 중심으로 80조 원 규모의 도시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며 해외에서도 체코와 루마니아 등지에서 글로벌 원전 수주전이 본격화하고 있어 기술력있는 대형 건설사의 가파른 성장 가능성이 점쳐졌다.
그러나 지난 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전격적인 이란 공습으로 중동 전쟁이 발발하면서 체질 개선을 통해 어렵사리 수익성을 확보해놓은 건설업계의 셈법이 다시 복잡해졌다. 이란이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유가와 해상운임이 크게 오르고 있어서다. 국제유가와 해상운임은 아스팔트와 시멘트, 철강 등 주요 건설자재의 생산·운송 원가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유가가 60% 상승할 경우 건축물 생산비용이 1.5%, 일반 토목시설 생산비용이 3%까지 증가한다.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는데 3일(현지시간)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5월 인도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81.4달러에 거래를 마쳤고 4일 83달러를 돌파해 상승 중이다. 이란 공습일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이후 16% 이상 올랐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할 경우 브렌트유의 가격이 배럴당 100~200달러에 육박할 가능성도 관측하고 있다. 해상 운임 역시 전쟁 전과 비교해 3배 이상 급등하며 해외 사업 비중이 큰 대형사들을 압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쟁의 장기화 여부가 건설사 수익성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전쟁은 중동에서 수행 중인 프로젝트의 공기 지연 가능성을 높이고 향후 수주 일정에도 불확실성을 키운다”며 “에너지 공급 차질이 장기화하면 경기 둔화 우려가 확산돼 주택사업 등 내수 중심인 건설사에도 피해를 줄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경미 기자 km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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