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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6 (금)

    “AI시대에 속기사 역할 중요해져...재개발사업 등 영역도 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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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종헌 온라인통합녹취센터 대표 인터뷰

    AI 기반의 자동자막 기술 도입됐지만 각종 오류로 한계 드러내

    흥분한 음성, 불안한 떨림도 텍스르로 전달해야…완전한 대체 불가

    학폭위·상장사 주주총회 등 업무 영역 늘어나는 추세

    목소리 복제 보이스피싱 등 역효과도…검증 장치 마련해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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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공지능(AI)이 대체하기 어려운 직업 중 하나가 속기사라고 생각합니다. 텍스트 전환의 오류나 악용 사례를 막기 위해 감수와 교정 등 사람의 손길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임종헌(사진) 온라인통합녹취센터 대표는 4일 서울 서초구 사무실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한 업무 환경의 변화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임 대표는 21년 차 속기사로 녹취록 작성 건수 1만 건을 돌파한 베테랑이다. A4용지로 환산하면 100만 장에 달하는 분량이다. 그는 2006년 서울북부지법 형사과를 시작으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등에서 속기사로 근무했고, 2016년 속기록 전문업체를 창업했다. 현재 민·형사 사건의 주요 증거로 제출할 녹음파일이나 압수수색 증거물을 속기록으로 전환하는 작업을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AI 음성인식 기술 도입으로 자동 녹취 서비스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한계가 있다는 게 그의 입장이다. 실제 AI가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과정에서 화자가 뒤바뀌거나 한자·외래어를 잘못 표기하는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임 대표는 “소리와 전문지식을 조합하는 속기사 영역은 질문에 대답을 회피하는 듯한 뉘앙스, 갑자기 흥분해 나온 음성, 초조하고 불안한 떨림까지 문자로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정교한 작업이 필요하다”며 “아직 AI가 인간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분야가 법조계다. 법정에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증거물로 제출될 녹취록은 전문 속기사의 손을 거쳐 문서 형태로 간인(間印)한 경우에만 법적 효력이 발생한다. 사법적 판단에 있어 객관성을 담보하기 위한 일종의 안전장치다. 임 대표는 “속기록은 오·탈자 혹은 작은 실수로도 재판 결과에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에 의뢰인과 여러 차례 교차검증을 통해 완성된다”며 “복잡한 사건일수록 속기록이 더욱 주목받는다”고 설명했다.

    법조 분야뿐 아니라 교육과 도시정비사업 등 속기사를 필요로 하는 영역은 확산하고 있다. 최근 유튜브 등 주요 콘텐츠에서 AI 기반의 자동자막 기술이 활용되고, 정부 역시 국무회의 생중계에 실시간 자막 서비스를 도입했다. AI를 활용한 자동 자막이 확대될수록 이를 관리·검수하는 전문 인력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이 임 대표의 분석이다. 대표적인 분야가 재개발·재건축조합 등 정비사업 영역이다. 그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에서 분쟁이 일상화되면서 회의·속기록이 부실해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최근 원자재·인건비 상승 등으로 인해 시공사와 조합 간 법적 분쟁으로 이어지는 사례도 증가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 교육청 학폭대책심의위원회, 상장기업 주주총회 회의록 등 속기사를 호출하는 영역은 계속 증대되고 있다. 그는 “속기록은 각종 분쟁 시 공적인 증거문서로 판단의 기준이 되기 때문에 분쟁을 좌우하는 핵심 증거물로 작용한다”며 “객관성 유지나 신뢰성 확보를 위한 안전장치”라고 설명했다.

    그는 좋은 속기록의 요건과 관련해선 텍스트의 가독성을 첫손으로 꼽았다. 임 대표는 “속기록은 읽는 사람의 입장에서 작성돼야 한다”며 “사투리를 어느 정도 허용하되, 일반적으로 알아들을 수 없는 방언이나 줄임말 같은 표현은 표준어로 바꿀 필요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필요에 따라 괄호로 별도 표시를 해 읽는 사람이 문맥을 이해하기 편하게 작성하고 있다”며 베테랑 속기사의 노하우도 전했다.

    최근 AI 기술을 악용해 목소리를 복제하는 보이스피싱 범죄가 급증하는 문제에 대해선 우려를 표했다. 단순히 목소리를 악용하는 것을 넘어 자칫 AI가 만든 가짜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는 실수를 저지를 경우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AI가 만든 가짜 음성은 속기록 자체의 신뢰성 측면에서도 치명적일 수 있다”며 “녹취록에 대한 신뢰성을 담보할 최소한의 검증 장치를 마련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AI의 장점은 업무에 최대한 활용할 계획이다. 임 대표는 “아직은 AI가 변환한 파일을 검수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등 편의성이 떨어진다”며 “하지만 향후 AI 기술이 더욱 정교해져 녹취록의 교정·감수·인증을 원활하게 처리하면 이를 활용해 ‘스마트 속기사’가 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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