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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5 (목)

    이슈 유가와 세계경제

    CEO가 직접 챙긴다…중동발 ‘이중高(고유가·고환율)’에 재계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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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가 상승세와 이례적 고환율 동시에 겹쳐

    주요 그룹 최고경영진, 중동 사태 영향 점검

    가장 영향이 큰 에너지업계도 동향 예의주시

    통제불가 외부 변수…“변동성 관리가 관건”

    헤럴드경제

    서울 시내 한 주유소에 휘발유, 경유 등의 가격이 표시돼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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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미국·이스라엘 진영과 이란 진영의 군사적 충돌 여파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고 원·달러 환율이 야간시장서 1500원을 터치하면서 주요 그룹 최고경영진이 직접 상황 점검에 나서는 등 재계 전반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일시적 현상이 아니라 전쟁에서 비롯된 고유가·고환율 동시 충격에 위기 인식이 한층 짙어지는 분위기다.

    5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은 최근 그룹 최고경영진과 각사 대표이사들이 이번 중동 사태와 관련한 영향과 유가 등 거시 변수 전반을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별도의 오프라인 회의를 소집한 것은 아니지만, 각사 내부적으로 영향 분석을 진행하고 그룹 차원에서도 상황을 공유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금융 계열사에 속한 내부 경제 분석 기능을 통해 향후 전망과 사업별 영향도 지속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전쟁 여파로 유가와 환율 등 변수가 크게 움직이고 있어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 등 수출 비중이 높은 사업은 환율 상승이 일부 완충 역할을 할 수 있지만, 에너지 가격 급등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까지 겹칠 경우 리스크가 상쇄된다고 보긴 어렵다는 설명이다. 방산·에너지·화학 등 사업 포트폴리오가 넓은 만큼, 유가 변동과 환율이 미치는 영향도 계열사별로 엇갈리는 상황이다.

    중동 긴장 고조에 고유가·고환율 엄습
    외환시장에서는 전날 야간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에 가파르게 상승하며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1500원을 장중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선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이다. 중동 긴장 고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와 달러 강세가 겹친 결과다.

    국제 유가 역시 급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동산 원유 수급 차질 우려가 부각되면서 브렌트유와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단기간에 배럴당 수달러씩 오르내리는 등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시장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는 모습이다.

    고환율과 고유가는 기업 손익 구조를 전방위로 압박한다. 달러로 결제하는 원재료 가격이 오르고, 해외 설비 투자나 인수합병(M&A) 추진 시 자금 부담도 커진다. 외화부채를 보유한 기업의 경우 원화 환산 기준 부채 규모와 이자비용이 동시에 늘어난다. 여기에 유가까지 상승하면 에너지·화학 업종은 원가 부담이 직격탄으로 이어진다.

    기업들은 선물환이나 파생상품 등을 활용한 환헤지(환율 변동 위험 회피) 전략으로 환율 변동성을 일부 완화하고 있다. 다만 이는 손익의 급격한 출렁임을 줄이는 수준이지, 구조적인 비용 상승을 막아주는 해법은 아니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고환율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헤지 비용 자체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고, 신규 원재료 조달 단가 인상은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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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원·달러 환율이 표시돼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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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기업 ‘고환율=호재’ 공식 깨져
    유가와 환율에 가장 민감한 정유·화학업계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손익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단순히 환율 상승을 호재나 악재로 규정하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석유화학 기업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면 수출기업이 무조건 유리하다는 것은 맞지 않는 얘기”라며 “원유와 납사 등 주요 원재료를 대부분 달러로 결제하기 때문에 매입 부담이 크고, 해외 법인 실적을 원화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장부상 손익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환율은 기업이 직접 통제할 수 없는 영역인 만큼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유업계 역시 유가와 환율을 동시에 고려하고 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고환율이 장기화될 경우 장기 실적에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면서도 “다만 계열 차원에서 생산 제품의 절반 이상을 수출하고 있어 일정 부분 상쇄 효과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원유를 달러로 수입해 정제 제품을 달러로 수출하는 구조상 환율 노출도가 상당 부분 상쇄된다는 설명이다. 이어 “환율보다 더 큰 변수는 유가 변동성”이라며 “국제 유가가 배럴당 수달러씩 움직이면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훨씬 크게 나타난다”고 강조했다.

    전쟁 특수 상황…변동성 관리 관건
    재계에서는 이번 상황을 금리 인상이나 단기 자금 수급 불균형에 따른 환율 급등과는 다른 국면으로 보고 있다. 전쟁이라는 외부 변수가 해소되지 않는 한 환율과 유가가 동시에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주요 프로젝트 차질은 물론 원재료 조달 차질, 물류비 상승, 글로벌 수요 위축이 지속될 수 있다. 예측 가능한 위험 범위 안으로 관리하기 위해 온갖 수단을 동원하는 게 관건이란 설명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은 수익을 더 낼 수 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변동성을 얼마나 관리하느냐의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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