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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자들이 은행 문을 나서고 있다. 예금금리는 2%대에 갇혀 있고 대출금리만 6%대로 치솟자, 돈을 빼 증시로 옮기는 ‘머니무브’가 본격화하고 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의 정기예금 잔액은 올해 들어 2조4132억원 줄었다. 같은 기간 증시 투자자예탁금은 30조원 넘게 폭증하며 지난달 26일 역대 최고인 119조4832억원을 기록했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도 지난달 말 684조8604억원으로 전월보다 5.1%(33조3225억원) 늘었다. 정기예금에서 돈을 빼 언제든 투자에 쓸 수 있는 대기 자금으로 옮기는 흐름이다. 지난해 12월 요구불예금 회전율은 23.6회로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이탈의 배경은 벌어지는 예대금리차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1월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예대금리차는 1.46%포인트(p)로 전월보다 0.17%p 올라 5개월 만에 반등했다. 5대 은행의 가계 예대금리차(정책서민금융 제외)도 평균 1.504%p로 전월 대비 0.242%p 상승하며 최근 1년 내 최대 폭을 나타냈다.
평균 가계 대출금리는 지난해 8월부터 5개월 연속 올라 1월 4.270%를 기록했고, 고정형(5년) 주담대 금리 상단은 6.70%에 달한다. 반면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기본금리는 2.05~2.90%로, 3%를 넘는 시중은행 예금 상품은 사실상 없다.
대출금리 상승 압력은 더 커지고 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3.00~3.20%대에 형성돼 기준금리와의 격차가 0.50~0.70%p로 2022년 11월 이후 최대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국채금리와 기준금리 간 괴리가 과도하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2월 원화대출 연체율이 0.5%로 10년 만에 0.5%대에 재진입하면서 은행들이 신용 프리미엄까지 얹고 있어 금리 하락 여지는 좁다.
자금이 빠지는데도 은행들은 예금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고 있다.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규제로 대출을 늘릴 수 없는 상황에서, 비용을 들여 예금을 유치할 유인이 없다는 판단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거래 부진으로 대출 수요 자체가 제한적이라 높은 금리로 자금을 끌어모을 필요가 없다”고 했다.
부담은 금융 소비자에게 돌아간다. 대출에 의존한 ‘영끌족’과 자영업자·소상공인은 높아진 이자에 시달리는 반면, 여유 자금이 있는 자산가는 증시 수익으로 격차를 벌리는 구조다. 예대금리차 확대가 고착되면 ‘이자 장사’ 논란과 자산 양극화라는 이중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숨만 쉬어도 적자 40대 ‘빚의 굴레’에 갇히다
남윤정 AX콘텐츠랩 기자 yjn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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