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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5 (목)

    피아니스트 시프 "산업이 돼 버린 콩쿠르 시스템에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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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콘서트 무대와 달라…우승자도 콩쿠르 전전하다 사라져"

    "음악가에겐 관대함 필요"…13일 부산·15일 서울서 리사이틀

    연합뉴스

    안드라스 시프
    [마스트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콩쿠르는 산업이 되어버렸습니다. 이런 콩쿠르 시스템을 강하게 반대합니다."

    '피아니스트들의 교과서'로 불리는 헝가리 피아니스트 안드라스 시프가 클래식 연주자들의 경연 대회인 콩쿠르 시스템에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오는 13일과 15일 내한 리사이틀을 앞둔 시프는 5일 연합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현재의 콩쿠르가 본래의 취지와 달리, 젊은 음악가들에게 진정한 성장의 기회를 제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콩쿠르에서 요구되는 조건은 실제 콘서트 무대에서 요구되는 것과 다르다"며 "그래서 많은 우승자가 훌륭한 커리어를 이어가지 못한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결국 또 다른 콩쿠르, 그다음 콩쿠르에 계속 출전하게 된다"며 "나이 제한에 도달할 때까지 콩쿠르를 전전하다가 그 이후에는 사라진다"고 말했다.

    시프의 비판은 단순한 문제 제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2014년부터 시작한 자신의 멘토링 프로그램 '빌딩 브리지스'(Building Bridges)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시프는 "제가 진행하는 '빌딩 브리지스' 시리즈는 이러한 구조에 대한 하나의 대안을 제시하려는 시도"라며 "이 프로그램을 통해 젊은 음악가들에게 실질적인 무대 경험과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대안을 제시해왔다"고 소개했다.

    시프는 음악가로서의 태도와 가치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그는 "젊은 음악가에겐 기술이나 경력 이전에 음악에 대한 사랑, 의미 있고 개성 있는 무언가를 말할 수 있는 능력, 다른 이들과 나누고자 하는 열망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리고 세상에 대한 관대함도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연합뉴스

    [마스트미디어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그의 이러한 음악 철학은 연주 목록을 미리 공개하지 않는 연주회 운영 방식에서도 드러난다. 이번 리사이틀에서도 공연 당일 바흐,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의 작품 중에서 연주 목록을 정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시프는 "제게 연주 목록은 또 하나의 '작품'과도 같다"며 "어떤 날 어떤 곡을 선택할지는 그날의 제 상태, 기분, 공연장의 음향, 악기에 따라 달라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연주는 단순한 오락 그 이상"이라며 "역사적 맥락, 성격, 조성 등을 통해 서로 연결되는 연주곡들은 하나의 배움과 경험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프의 내한 리사이틀은 13일 부산콘서트홀, 1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hy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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