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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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에서 ‘AI 황태자’로 불리던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거센 비판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한때 인류를 위한 인공지능(AI) 개발을 외치며 전 세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지만, 경쟁사들의 파상공세와 핵심 파트너들과의 결별, 소비자들의 집단 반발이 겹치며 ‘사기꾼’과 ‘거짓말쟁이’라는 원색적인 비난의 중심에 서게 됐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술적 우위를 넘어 기업의 도덕적 기반 자체가 흔들리면서 오픈AI의 독주 체제가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를 향한 가장 날카로운 비판은 한솥밥을 먹던 동료들에게서 나오고 있습니다. 오픈AI 창업 멤버들이 설립한 앤트로픽의 다리오 아모데이 CEO는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오픈AI의 행보를 ‘새빨간 거짓말’과 ‘가스라이팅’이라고 규정하며 맹비난했습니다.
앤트로픽이 미 국방부의 대규모 국내 감시 및 자율 살상 무기 활용 요구를 윤리적 이유로 거절한 직후, 오픈AI가 기다렸다는 듯 해당 계약을 체결한 것을 두고 “그들은 직원을 달래는 데만 급급할 뿐 남용을 막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일갈한 것입니다. 아모데이는 올트먼이 스스로를 평화주의자로 포장하는 것을 ‘안전 연극’이라 비꼬며 오픈AI와의 철학적 단절을 선언했습니다.
이러한 도덕성 논란은 실질적인 비즈니스 지표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오픈AI가 미 국방부와 손을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진 직후 챗GPT 앱 삭제율은 하루 만에 295% 폭증했습니다. 이용자들은 애플 앱스토어에서 챗GPT에 별점 1점을 남기는 이른바 ‘별점 테러’를 벌이고 있으며, 반사 이익을 얻은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는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 1위에 올랐습니다.
한때 ‘AI의 대명사’였던 챗GPT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기 시작하면서 앤트로픽의 연환산 매출이 190억달러까지 치솟는 등 시장 주도권의 추가 기울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올트먼의 ‘인성’과 ‘소통 방식’에 대한 의구심은 대외 관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모양새입니다. 특히 오픈AI 창립 당시 최대 후원자였던 일론 머스크 xAI 최고경영자(CEO)와의 갈등은 오는 4월 27일 법정에서 정점을 찍을 전망입니다. 머스크는 “오픈AI가 비영리 약속을 어기고 사익을 추구하는 영리 기업으로 변질됐다”며 사기 및 계약 위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머스크는 소장에서 자신이 오픈AI 설립 당시 비영리 연구소라는 전제 아래 투자했지만 이후 올트먼과 공동 창업자들이 영리 활동을 하면서 자신을 “조종하고 속였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올트먼과 그의 공범들에게 배신당했다”고 비난했습니다.
머스크는 오픈AI가 마이크로소프트(MS)와 파트너십을 맺으며 사실상 영리 기업으로 변질됐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 오픈AI의 최대 투자자로 약 13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양측의 갈등은 이미 공개적인 감정 싸움으로 번진 상태로, 실리콘밸리에서는 AI 산업을 대표하는 두 창업자의 충돌이 업계 권력 구도를 상징하는 사건으로 번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전략적 파트너들과의 균열도 심상치 않습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4일(현지시각) “오픈AI에 대한 추가 투자는 희박하다”며 당초 계획했던 1000억달러 규모의 투자 철회 의사를 내비쳤습니다. 오픈AI의 최대 우군으로 꼽히던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 역시 대규모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를 두고 상표권 분쟁과 부지 선정 이견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여기에 애플이 최근 시리(Siri)의 파트너로 오픈AI가 아닌 구글의 ‘제미나이’를 선택하며 오픈AI 내부에 ‘코드 레드(비상사태)’가 선언된 점도 올트먼의 리더십이 한계에 부딪혔음을 시사합니다.
업계에선 현재의 상황을 올트먼이 추구해온 ‘속도 지상주의’와 ‘기회주의적 경영’이 불러온 결과라고 진단합니다. 앤트로픽과 구글, 심지어 오픈AI 직원들까지 포함된 900여명의 기술직군이 군사적 AI 활용에 반대하며 연대 전선을 구축한 것은 올트먼의 독단적 결정이 업계 전체의 신뢰를 훼손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입니다.
기술적 성능 대결을 넘어 ‘누가 더 믿을 수 있는 AI를 만드느냐’는 윤리 전쟁에서 오픈AI가 패배할 경우, 연내 추진 중인 상장과 5000억달러 규모의 기업가치 수성에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경탁 기자(kt87@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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