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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5 (목)

    ‘공전’ 1년10개월 만에…인권위, 트랜스젠더 지원 변희수재단 설립 허가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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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권위원회가 성전환자 지원을 위해 추진된 ‘변희수재단’ 1년10개월여 동안 공전을 거듭한 끝에 설립을 허가했다.

    인권위는 5일 제6차 상임위원회를 열어 변희수재단 설립 허가 안건을 상정하고 의결했다. 상임위원회는 국가인권위원회법에 따라 위원장과 상임위원 3명으로 구성된다. 3명 이상이 출석하고, 3명 이상 찬성으로 의결하는데, 이번 안건에는 이숙진 상임위원 등 상임위원 3명이 찬성했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별다른 찬반 의견은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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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오른쪽)이 1월29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열린 제2차 상임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왼쪽은 김용원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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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희수재단 설립 허가 안건은 지난 2024년 5월 군인권센터 등이 신청서를 제출한 이후 이날까지 1년10개월여 동안 7차례 상임위원회에 상정됐다. 비영리법인으로 설립을 주무관청인 인권위에 허가받아야 했기 때문이다. 인권위는 신청 접수일로부터 20일 이내에 허가 또는 불허가 처분을 내려야 했는데, 해당 안건은 매번 의견 불일치로 끝나 공전만 반복하고 의결을 내리지 못했다.

    공전이 길어진 데는 반대를 주도한 보수성향 김용원 전 상임위원 영향이 있었는데, 김 위원이 지난달 5일 퇴임하면서 논의 구도가 바뀌었다. 이어 변희수재단 준비위원회가 인권위 상대로 소송을 냈고, 지난달 12일 서울행정법원에서 ‘절차 지연은 위법’이라는 취지 판결이 나왔다. 인권위도 항소하지 않으면서 이날 결론이 지어졌다.

    회의를 마치고 나온 이숙진 상임위원은 “(재단 설립안이) 형식적·실체적 요건을 다 갖췄다는 데 위원들이 동의했다”며 “특정 위원이 반대 의견을 계속 제시하는 등 합리적이지 않은 이유로 허가가 미뤄진 데 대해 준비위에 죄송하단 말씀을 드린다. 이런 의견은 조속히 결정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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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인권위원회.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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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단 준비위 측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오늘은 5년 전 변희수 하사의 발인이 있었던 날이다. 복직, 순직 인정, 국립묘지 안장, 보훈 그리고 법인 설립 허가까지 어느 하나 쉽게 이뤄진 일이 없었다”며 “변 하사가 남긴 질문을 이어받아, 트랜스젠더의 존엄과 권리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활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육군은 지난 2019년 고(故) 변 육군 하사가 복무 중 성전환 수술을 받자 이를 ‘심신장애’로 규정해 이듬해 1월 강제전역 처분했다. 변 하사는 군 복무 지속을 희망해 강제 전역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첫 변론을 앞둔 2021년3월3일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한편 이날 상임위원회에는 보수 기독교 단체가 신청한 반(反)동성애 관련 법인 설립 허가 안건도 2건 올라왔으나 기각됐다.

    차승윤 기자 chasy9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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