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투' 열풍…요구불예금·정기예금 급감, 은행→증시 '머니무브' 뚜렷
이란쇼크 전후, 5대 은행 마이너스통장 잔액 추이/그래픽=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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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쇼크에 코스피가 9.11 사태를 넘는 역대 최대 하락폭을 기록한 4일 개인 마이너스통장(신용 한도대출) 사용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에도 전쟁 여파로 코스피가 7% 넘게 하락했는데,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로 보고 개미들이 대거 '빚투'에 뛰어들었단 분석이다. 같은 기간 요구불예금은 크게 줄어들면서 주가와 무관하게 증시로의 머니무브 흐름이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4일 기준 마통 잔액은 40조6993억원으로 전날 대비 6065억원 급증했다. 이는 지난달 2일 '워시 쇼크'로 새해 들어 주가가 가장 크게 떨어진 당시와 비슷한 패턴이다. 당시 마통 잔액이 직전 영업일 대비 6090억원 불어난 40조3470억원으로 새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는데, 약 한 달 만에 이란발 쇼크가 발생하면서 마통 잔액이 이를 뛰어넘었다.
3·1절 연휴 이후 중동 리스크 영향으로 코스피가 연 이틀 급락한 기간, 마통 잔액은 1조원 넘게 증가했다. 마통 잔액은 지난달 26일 39조5681억원에서 27일 39조3968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연휴 직후인 지난 3일 40조928억원으로 6960억원이 불어났다. 3일 코스피 종가가 7% 넘게 떨어졌지만 또다시 하루 만에 마통 잔액이 6065억원 뛰었다. 이틀간 증가한 마통 잔액은 1조3025억원에 달한다. 당장의 코스피 하락에도 추가 상승 여력에 베팅하는 개인 투자자가 많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이란쇼크 전후, 5대 은행 요구불예금 잔액 추이/그래픽=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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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기간 요구불예금은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5대 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달 26일 683조9460억원에서 27일 684조8604억원으로 소폭 증가하다 연휴가 끝난 직후인 지난 3일과 4일 각각 1조9500억원, 2조7885억원 감소했다. 5대 은행의 정기예금도 연휴 직전 소폭 증가세였다가 최근 연 이틀 잔액이 줄었다.
이란쇼크 전후, 5대 은행 정기예금 잔액 추이/그래픽=김지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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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신용 거래 융자 잔고, 이른바 '빚투'는 33조1978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날(3일)의 역대 최고치 기록(32조8041억원)을 또다시 경신했다. 지난해 말(27조2865억원)과 비교하면 두 달여 만에 5조9000억여원 급증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날 코스피가 9.6% 반등하면서 전날 '빚투'한 개미들 일부는 수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된다. 다만 주가가 급등락을 보이는 상황에서 개인의 무리한 빚투는 강제 청산 압력을 키우고 반대매매 물량이 시장에 한꺼번에 쏟아질 경우 하락을 증폭시킬 수 있다. 이날 외국인과 기관이 순매도한 가운데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에 1조8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코스피 상승을 주도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요구불예금 잔액이 크게 줄어든 것은 대부분 법인이 아닌 개인의 이동이란 점이 특징적"이라며 "코스피가 이미 저평가 구간을 넘어선 상황인 데다 중동 리스크가 얼마나 이어질지 모르는데 개인의 빚투가 급증하는 점은 우려된다"고 했다.
당분간 은행에서 증시로의 머니무브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증시 부양에 대한 정부의 의지도 여전하기 때문에 주가의 흐름과 무관하게 증시로 돈이 쏠리는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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