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서울 영등포구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케이뱅크 유가증권시장 상장기념식에서 관계자들이 상장기념패 전달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양태영 한국IR협의회 회장, 박종문 삼성증권 대표이사, 정규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최우형 케이뱅크 대표이사, 윤병운 NH투자증권 대표이사, 선우정택 한국상장회사협의회 부회장.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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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두 차례의 좌절을 딛고 마침내 유가증권시장(KOSPI)에 입성했다.
5일 상장 첫날 케이뱅크는 한국 증시를 덮친 초유의 대폭락 사태와 당일의 급반등이라는 극단적인 시장 변동성 한가운데서 거래를 시작하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몸값 대폭 낮추며 절치부심…상장, 선택이 아닌 '의무'
이번 케이뱅크의 상장은 2022년과 2024년에 이은 세 번째 도전의 결과물이다.
과거 두 차례의 상장 추진 당시, 케이뱅크는 고금리 여파로 인한 증시 환경 악화와 비교 기업 대비 과도하게 높은 몸값을 책정했다는 고평가 논란에 부딪히며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예측에서 참패를 겪고 상장을 철회해야만 했다.
이를 교훈 삼아 케이뱅크는 이번 세 번째 도전에서 시장의 눈높이에 맞춰 몸값을 철저히 낮추는 전략을 취했다.
당초 5조원 안팎으로 기대했던 기업가치를 3조3673억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으며, 공모가 역시 희망 밴드(8300~9500원)의 최하단인 8300원으로 확정 지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또한 1.38배로 산정하여, 비교 기업인 카카오뱅크의 2.03배보다 낮게 설정함으로써 기관 투자자들의 부담을 덜었다.
무엇보다 이번 상장은 대주주인 비씨카드와 케이뱅크 입장에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의무'에 가까웠다.
지난 2021년 72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할 당시, 재무적 투자자(FI)들에게 2026년 7월까지 상장하지 못할 경우 비씨카드가 지분을 되사줘야 하는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 및 콜옵션 조항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만약 이번에도 상장에 실패했다면 비씨카드는 7250억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을 물어줘야 할 위기에 처해 있었다. 다행히 이번 상장 성공으로 해당 리스크는 소멸됐다.
하지만 공모가가 적격 공모가(약 9300원 추정)에 미치지 못함에 따라 비씨카드는 FI들에게 내부수익률(IRR) 8%를 보장하기 위해 최대 1100억원(추정치 약 1097억원)에 달하는 차액보상금을 현금으로 지급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역대급 증시 급등락…가까스로 방어해 낸 첫날 주가
케이뱅크의 상장 전후로 한국 증시는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롤러코스터 장세를 연출했다.
상장 전날인 3월 4일 코스피 지수는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 등의 여파로 장중 서킷브레이커와 사이드카가 발동되며 12.11%나 폭락하는 '검은 수요일'을 기록했다. 상장 직전일 발생한 극단적인 시장 공포는 신규 상장주인 케이뱅크의 흥행에 짙은 먹구름을 드리우는 듯했다.
그러나 상장 당일인 3월 5일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과 개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9.63% 폭등하며 전날의 충격을 딛고 급반등에 성공했고, 매수 사이드카까지 발동되었다.
이러한 우호적인 반등장 속에서 케이뱅크는 공모가 8300원 대비 8.43% 상승한 9000원에 첫 거래를 시작했다.
장 초반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리며 한때 주가가 9880원(약 19% 상승)까지 치솟기도 했으나, 이후 상승세가 둔화되며 장중 한때 공모가 아래인 8120원까지 밀려나는 등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결과적으로 케이뱅크는 공모가 대비 0.36% 소폭 오른 8330원에 거래를 마치며 강보합으로 상장 첫날을 마감했다. 극도의 시장 혼란 속에서도 공모가를 지켜내며 나름의 선방을 해냈다는 평가다.
◇상장 이후의 과제는…구주매출과 오버행
무사히 증시에 입성했지만, 케이뱅크가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가장 큰 우려는 대규모 유통 물량이다.
이번 공모 물량 6000만 주 중 절반인 3000만 주가 기존 주주인 FI들이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내놓은 구주매출로 채워졌다. 상장으로 조달된 4980억원 중 회사로 유입되는 실제 운영 자금은 2451억원에 불과하다.
또한 상장 첫날 유통 가능한 주식 물량이 전체의 37.32%(1억5550만주)에 달한다. 이는 다른 주요 상장사들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오버행)에 대한 우려가 짙은 종목이다.
이러한 재무적·수급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케이뱅크는 유입된 자금을 바탕으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기존 가계대출에 편중되어 있던 여신 포트폴리오를 개편해 2030년까지 중소기업(SME) 및 소상공인 대출 비중을 가계대출과 5 대 5 비율로 맞추는 기업금융 확대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이와 더불어, 폭발적인 성장이 예상되는 디지털 자산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제도가 마련되는 대로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컨소시엄에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이를 활용한 해외 송금 및 결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는 파격적인 미래 성장 전략을 제시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케이뱅크는 3수 끝에 시장의 냉혹한 평가와 극단적인 증시 변동성을 뚫고 출발했다"며 "향후 자본 확충을 지렛대 삼아 우려를 불식시키고 안정적인 성장성을 증명해 낼 수 있을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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