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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소아청소년기 당뇨병은 선천적인 인슐린 분비 결핍으로 인한 '제1형 당뇨병'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 고열량·고당분 식품 섭취와 활동량 감소로 비만을 동반한 '제2형 당뇨병' 환아가 급증하고 있다. 겉보기에 뚱뚱하지 않지만 체지방률이 높은 경우에도 발병 가능성이 높다.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하는 2형 당뇨병은 성인보다 합병증이 더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으며, 신체 성장을 방해하고 우울감까지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소아청소년과 주은영 교수(인하대병원)는 "성인과 마찬가지로 소아청소년기에 발병하는 2형 당뇨병 역시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당뇨병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관리가 쉬워지는 질환인 만큼 특별한 증상이 없더라도 학생 검진 등에서 소변에 당이 나오면 가까운 의료기관에서 혈당 검사를 받아 볼 것"을 당부했다.
1형 당뇨병 꼬리표 뗀 소아 당뇨... 가파른 2형 당뇨병 증가세와 원인
국내 건강보험 빅데이터에 따르면 30세 미만 2형 당뇨병 발생률은 2008년 대비 2021년 약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은영 교수는 발병 연령이 급격히 낮아진 핵심 원인으로 소아청소년 비만 증가를 꼽았다. 고열량·고당분 식단과 신체활동 감소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가 더해지면 발병 위험이 커진다. 주 교수는 "실제 소아청소년과 진료 현장에서도 제2형 당뇨병이 더 이상 드문 질환이 아니라는 점을 체감하고 있다"며, "어릴 때부터 올바른 생활습관을 형성하고, 고위험군에 대해 조기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제는 어린 시기에 발병하는 2형 당뇨병도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다는 것이다. 주 교수는 "아이가 평소보다 갈증을 자주 느껴 물이나 음료수를 많이 마시고, 소변을 자주 보거나 밤에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잠에서 깬다면 질환을 의심해 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평소와 다름없이 먹는데도 체중이 감소하고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도 주요 의심 증상이다. 주 교수는 "외형적 특징으로는 '흑색극세포증'이 있다. 이는 인슐린 저항성과 관련된 피부 변화로, 목뒤나 겨드랑이 등 피부가 접히는 부위에 마치 때가 낀 것처럼 피부가 어둡고 두꺼워지는 현상"이라며, 가정 내 세심한 관찰을 당부했다.
비만 아니어도 위험... 성인보다 심각한 합병증
뚜렷한 고위험군이나 비만 체형이 아니더라도 질환 발생 위험이 존재한다. 주은영 교수는 "정상 체중이라도 체지방률이 높은 경우 대사적으로 비만과 유사한 상태가 될 수 있다"며 비만도에만 의존한 판단을 경계했다. 이어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스트레스, 또는 저체중 출생 후 급격한 따라잡기 성장을 보였거나, 산모가 임신성 당뇨병을 앓았던 경우 태아기부터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당뇨병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소아청소년기의 2형 당뇨병은 성인기에 발병한 경우보다 시간이 지날수록 혈당 조절이 어려워지는 경향이 있다. 발병 시점이 어릴수록 유병 기간이 길어져 장기적인 의료 부담이 커지고, 합병증도 심해질 수 있다. 주 교수는 "청소년기에 진단된 경우 망막병증, 신장병증 등 미세혈관 합병증과 심혈관계 합병증, 신경병증이 더 심각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며, "소아청소년기에 당뇨 진단을 받은 환자들은 꾸준한 혈당 관리와 함께 정기적인 합병증 선별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성장 발목 잡고 정서적 문제까지... 2형 당뇨병이 부르는 '이중고'
혈당이 충분히 조절되지 않으면 성장 과정 전반에 영향을 미치며, 최종 성인 키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적절한 혈당 관리와 함께 비만도에 맞춰 체계적으로 감량을 진행하면 성장을 크게 저해하지 않는다. 주은영 교수는 "고도비만(BMI 99백분위수 이상) 초등학생이나 비만(BMI 95백분위수 이상) 중고등학생의 경우 주당 최대 1kg, 비만 초등학생은 주당 0.5kg 수준의 점진적 감량은 성장에 방해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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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적 문제 못지않게 정서적 측면도 세심히 살펴야 한다. 어린 나이에 당뇨병을 진단받을 경우 평생 관리에 대한 중압감 등으로 정서적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며, 이러한 심리적 위축이 다시 혈당 조절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주 교수는 "정기적인 심리 평가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소아청소년기 당뇨병 치료의 목표는 단순한 혈당 조절이 아니라,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도록 돕는 데 있다"고 강조했다.
고위험군 선별 검사 필수... 핵심은 '가족 동반' 환경 교정
당뇨병 선별 검사는 10세 또는 사춘기가 시작된 과체중(BMI 85백분위수 이상) 소아청소년을 대상으로 한다. 주은영 교수는 "이 중 부모나 형제자매 등 직계가족 중 2형 당뇨병 가족력이 있거나, 흑색극세포증 다낭성 난포증후군 고혈압 고지혈증 부당 경량아 등 인슐린 저항성 동반 질환이 있는 경우, 태아기 산모 당뇨병 또는 임신성 당뇨병에 노출된 경우는 고위험군으로 분류된다"고 설명했다. 고위험군은 첫 검사가 정상이더라도 최소 3년 간격의 선별검사가 필요하며, 체중이 빠르게 증가할 경우 주기를 단축해야 한다. 반면 특별한 위험 요인이 없는 일반 소아청소년은 일괄 검사 대신 우려되는 증상 발현 시 의료진과 상담해 검사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치료와 예방을 위해서는 병원 진료 외에 가족 단위의 환경 교정이 병행되어야 한다. 주 교수는 "음식이 자주 보일수록 자제가 힘들기 때문에 간식 노출을 줄이고, 유튜브나 SNS의 먹방 시청을 피하게 하며, 칭찬할 때의 보상은 간식이 아닌 경험이나 활동으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식사는 규칙적으로 세 끼를 챙기되 천천히 먹도록 지도하고, 당 첨가 음료는 가급적 제한한다. 하루 1시간 이내 영상 시청 제한, 야외활동 및 계단 이용 등 신체 활동을 늘리는 작은 변화도 도움이 된다.
주 교수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생활 변화를 '억지로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며, "가족이 함께 실천하고, 작은 변화를 칭찬해 주는 것이 아이의 정서적 안정과 건강을 동시에 지키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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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선아 기자 hidoceditor@mcircle.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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