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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4억원어치 수표 여친에게 도난당한 30대 男, 오히려 구속기소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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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위조수표 압수물. (군포경찰서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026.2.24/뉴스1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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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낸셜뉴스] 여자친구에게 4억원 상당의 수표를 도난당한 30대 남성이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여성들에게 자신의 재력을 과시하려 만든 위조수표였다는 사실이 발각됐기 때문이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검 안양지청 형사3부(유지연 부장검사)는 지난 3일 60억원 상당의 수표 수천장을 위조한 혐의(부정수표단속법 위반)로 A씨(33)를 구속기소했다.

    A씨는 2021년 8월 인쇄소 업자에게 "유튜브 촬영용 소품을 만들려 한다"고 속여 100만원권 수표 5974매를 인쇄해 약 60억원의 위조 수표를 제작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인쇄소 업자는 가짜수표임을 표시하려 해당 수표 뒷면에 '견본'이라는 글자를 새겼지만, A씨는 여기에 자신의 인감도장을 찍어 실제 수표처럼 위장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회사원 신분을 숨긴 채 지갑에 다량의 위조수표를 넣고 다니며 여성들에게 재력을 과시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사귀던 여성 B씨와 결별 과정에서 B씨가 위조수표 400매(4억원 상당)를 훔쳐 현금화하려던 과정에서 범죄가 들통났다.

    B씨는 지난해 7월 경기 군포시의 한 은행에서 위조수표 5장의 현금화를 요청했다. 그러나 은행 직원이 일련번호 오류 등을 파악해 위조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수사 끝에 B씨는 위조유가증권 행사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고, A씨는 위조유가증권 행사 및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혐의로 구속 송치됐다. 이후 검찰은 보완수사를 거쳐 B씨에게 범죄 혐의가 없는 것으로 판단하고 A씨에게는 부정수표단속법 위반 혐의만 적용해 기소했다.

    검찰 조사 결과 A씨는 위조 수표를 제작한 사실은 있으나, B씨에게 인스타그램 다이렉트 메시지(DM) 등을 통해 위조수표를 촬영한 영상만 보냈을 뿐 실제 사용하거나 행사한 적은 없었다. 형법은 행사할 목적으로 유가증권을 위조·변조하거나 허위 내용을 기재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두 사람의 카카오톡 대화 기록을 보면 두 사람은 해당 수표가 위조가 아닌 진짜라고 전제하고 대화해 B씨가 이를 위조수표로 인식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2008년 컴퓨터 스캔 작업으로 만들어진 위조 이미지 파일은 문서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검찰은 이 판례를 근거로 영상 등으로 제시된 위조수표 역시 법률상 문서로 볼 수 없다고 결론 내렸다.

    검찰 관계자는 "위조 문서를 사진이나 영상으로 제시한 경우 문서로 보기 어렵다"며 "충분한 법리 검토를 통해 억울한 사람이 없도록 인권을 보호한 사례"라고 자평했다.

    bng@fnnews.com 김희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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