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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이슈 국제유가 흐름

    ‘90달러선’ 뚫은 국제유가…호르무즈 차질이 키운 ‘오일 쇼크’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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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칠흑 같은 어둠이 깔린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 항로가 크게 줄었다.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이 ‘에너지 동맥’에서 운항 차질이 심화되면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단순한 심리적 불안을 넘어, 수출이 막히면 생산을 줄일 수밖에 없는 ‘물리적 공급 차질’ 가능성이 현실적인 위험으로 떠올랐다.

    세계일보

    AF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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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전 거래일보다 12.21% 급등한 배럴당 90.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북해산 브렌트유 역시 8.52% 상승한 배럴당 92.69달러를 기록했다.

    WTI는 이번 주 상승률이 35%를 웃돌며 1983년 선물 거래 시작 이후 가장 가파른 주간 상승세를 기록했다.

    시장 불안을 키운 요인은 중동 산유국의 생산 차질이다. 이란과 관련된 긴장 고조로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 운항이 크게 줄면서 일부 산유국은 저장 시설 부담으로 생산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이라크에서 이미 감산이 발생한 가운데, 쿠웨이트도 일부 유전의 생산량을 줄이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수출 차질이 길어질 경우 생산 조정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에너지 분석업체들은 주요 산유국의 저장 시설이 빠르게 채워지고 있다며, 해상 운송 차질이 장기화될 경우 공급 축소가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문제는 사태가 단기간에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향해 강경한 입장을 밝히며 긴장이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시장이 이제 단순한 ‘지정학적 위험 프리미엄’을 넘어 실제 공급 차질 가능성을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JP모건은 호르무즈 해협 운송 차질이 이어질 경우 이라크와 쿠웨이트에서 발생하는 공급 차질이 하루 최대 수백만 배럴 규모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드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도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분쟁이 몇 주 이상 지속될 경우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유가 급등은 곧바로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은 정유·물류 비용을 자극해 전 세계 소비자 물가를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중동의 핵심 해상 통로에서 운송 차질이 계속될 경우 글로벌 경제는 다시 한 번 강한 인플레이션 압력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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