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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알아BIO] 중동발 악재 만난 K-바이오…원료수급·수출 '빨간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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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형민의 알아BIO]는 제약·바이오·의료 이슈를 취재해 쉽게 설명하는 연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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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이 이어지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하고 있죠.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기로 국제 유가가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게 대표적인데요.

    이란 혁명수비대의 해협 봉쇄 선언 직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하루 만에 6.0%, 북해산 브렌트유는 6.6% 급등하기도 했습니다.

    호르무즈발 위기는 원유·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송 문제를 넘어 글로벌 물류망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는 공포로도 번지고 있습니다.

    실제 지난 4일 기준 중동발 중국행 유조선 운임은 하루 약 42만달러로 연초(약 2만8,700달러) 대비 17배 넘게 폭등했습니다.

    한국 산업계도 비상인데요. 광범위한 공급망과 물류 충격에 각종 제품들의 수출이 타격을 입을 수 있어섭니다.

    중동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던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의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습니다.

    아직까지 직접 피해는 없으나 지난해 역대 최고 의약품 수출 실적을 달성하며 순항 중이었던 만큼, 물류 차질이나 현지 수요 위축 등을 예의주시하며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입니다.

    이미 주요 제약사들은 현지 법인을 비상 대응 체제로 전환하며 전황에 따른 시나리오별 대책 마련에 분주한데요.

    이번 [문형민의 알아BIO]에서는 중동 사태가 제약·바이오 업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자세히 알아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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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자료사진]



    ◇ 낮은 원료의약품 자급률…원료 수급 불안 커져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의 가장 취약한 고리는 낮은 원료의약품 자급률일 겁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3년 기준 25.6%에 불과했고요. 2024년 자급률은 아직 집계되지 않았으나 31% 정도로 추정됩니다.

    이 수치는 2020년 36.5%, 2021년 24.4%, 2022년 11.9%로 하락한 뒤 이듬해 상승 반전했으나 일본(50~60%), 유럽(40~50%) 등과 비교하면 높다고 보기는 어려운 수준인데요.

    이에 따라 중동 리스크로 해외 공급망이 흔들릴 경우 원료의약품 수급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또, 유가 급등은 원료의약품 합성 과정에 필요한 기초 화학물의 가격 상승을 유발해 제조 원가를 직접적으로 밀어 올리기도 합니다.

    국제무역연구원은 유가가 10% 오르면 기업 생산비용은 약 0.4%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결국, 전쟁으로 인해 중동 및 인근 지역의 원료의약품 생산 시설이나 운송 경로가 차단될 경우 의약품 생산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원료 수급 불안은 감기약이나 항생제 같은 필수의약품의 수급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어 보건 안보 차원의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옵니다.

    정윤택 제약산업전략연구원장은 "코로나19 사태 당시 수요 급증과 공급망 문제로 인해 타이레놀 품귀 현상이 생겼던 게 국내 원료의약품의 해외 의존도 문제를 잘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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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P=연합뉴스]



    ◇ 중동 하늘·바닷길 봉쇄… K-바이오, 물류비 ‘빨간불’

    바이오의약품의 경우 온도에 민감한 특성상 항공 운송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요.

    중동이 글로벌 항공 물류의 핵심 허브인 점을 주목해야 합니다. 두바이와 도하 등 걸프 지역 공항들이 분쟁 지역에 포함되거나 항로가 폐쇄되면서 항공기들은 우회 항로를 선택하고 있는데요.

    이로 인해 운송 거리와 시간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항공유 가격 상승까지 겹쳐 항공 화물 운임이 급등하고 있습니다.

    해상 운송 역시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 위기에 처하며 마비 상태에 빠졌습니다.

    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 시 물동량은 80% 급감하고 유조선 운임은 3배 급등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운송 기간이 길어질수록 냉장 유지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며, 통관 지연으로 인한 제품 폐기 사례도 속출할 우려가 있습니다.

    국내 기업들은 유럽과 미국으로 향하는 물류 경로를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나 미주 직항 노선으로 변경하며 대응 중이지만, 물류비 상승은 수출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여 실적에 악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중동 전쟁으로 항공편이 감축되거나 항로 변경, 항공 폐쇄, 입항 회피 등 조치가 있을 경우 제품 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길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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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TV 자료]



    ◇ K-바이오, '파머징 마켓' 중동 수출 가도에 급제동

    최근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가 공을 들여온 중동 지역 '파머징 마켓'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동 지역의 바이오헬스산업 수출액은 10억 3천만 달러, 우리 돈 약 1조 5,1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3.8% 늘었습니다. 역대 최대치인데요.

    이 중 화장품 수출액이 4억 8천만 달러, 약 7천억 원으로 가장 많았고요. 의료기기 수출액은 3억 8천만 달러(약 5,600억 원)로 전년보다 22.6% 증가했습니다.

    의약품 수출액은 전년보다 6.3% 증가한 1억 7천만 달러(약 2,500억 원)였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은 현지 의료 시스템을 전시 체제로 전환시켜 일반 의약품 및 미용 목적 제품의 수요를 급감시킵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아무래도 전쟁 발발국가에 수출하는 기업들이 조금 더 직접적인 영향이 있을 것이고, 주변국들은 그에 따른 부대적인 영향이 조금 있을 것"이라며 "기업에 따라 차이는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또한 전쟁 발발 국가들이 외화 반출을 제한하거나 결제 시스템이 마비될 경우, 수출 대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금융 리스크가 발생합니다.

    이에 따라 제약업계는 전쟁 여파로 중동 국가들의 외화 반출 규제가 강화될 경우 대금 결제 지연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다각화된 수출 노선 중 하나로 기대 받던 중동 시장이 리스크의 진원지로 변하면서 기업들의 글로벌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입니다.

    한편, 업체들은 아직까지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는데요.

    오스템임플란트 등 현지 법인을 운영 중인 기업들은 이미 전 직원 재택근무와 비상 연락망 가동 등 비상 경영에 돌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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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 사우디·UAE 휩쓴 ‘K-톡신’… 전쟁에 막힌 고마진 수출길

    제약·바이오 기업 가운데, 국내 보툴리눔 톡신 기업들은 최근 중동 시장을 미래 성장 동력으로 삼고 파죽지세로 확장해온 만큼 이번 전면전으로 인해 가장 직접적인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입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10월,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출시를 완료하며 중동(MENA) 20개국 중 절반인 10개국에 깃발을 꽂는 ‘광폭 행보’를 보였고요.

    휴젤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등 중동 지역에 ‘보툴렉스’를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메디톡스는 UAE 현지 완제 공장 건립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하며 올해를 ‘중동 생산 원년’으로 삼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공들여 쌓아온 ‘중동 신화’는 이번 전쟁으로 인해 불확실성의 수렁에 빠졌습니다.

    현재 가장 큰 위협은 앞서 설명한 물류 및 운송 문제일 것입니다. 톡신 제제는 2~8도를 유지해야 하는 까다로운 콜드체인(냉장보관) 운송이 필수인데요.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해상 운송이 막히고 항공 운임마저 폭등하면서, 지난해 톡신 기업들이 누렸던 ‘고마진 수출’ 구조가 흔들리고 있습니다.

    보툴리눔 톡신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사우디와 UAE는 ‘K-바이오의 허브’였는데 전쟁으로 인해 물류비가 급증하면 작년에 거둔 수익성 개선 효과가 순식간에 휘발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특히 두바이의 경우 오는 31일부터 4월 2일까지 중동권 최대 미용 전시회인 '두바이 더마 2026'이 개최될 예정인 만큼, 전시회를 통해 현지 파트너십 확보를 노리는 보툴리눔 톡신 등 메디컬 에스테틱 기업에 있어 중동 확전 여부는 최대 변수로 작용할 전망입니다.

    한편, 정부는 최근 중동 정세 악화에 대응하고자 관계 부처 등과 함께 보건의료산업 피해지원센터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복지부는 지난해 4월 25일부터 미국발 관세 조치에 따른 국내 바이오헬스 기업들의 피해를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내에 '바이오헬스산업 관세피해지원센터'를 설치·운영해 왔는데요.

    여기에 최근 중동 정세 악화로 현지 진출 바이오헬스 수출 기업과 의료기관의 피해가 예상되자 기존 센터를 '보건의료산업 피해지원센터'로 확대했습니다.

    피해지원센터에는 산업통상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관계 부처는 물론 한국무역협회,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수출입은행 등 유관 기관도 참여합니다.

    정은영 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장은 "관계 부처, 유관기관과 긴밀히 협력해 중동 지역의 바이오헬스 수출기업과 의료기관의 피해 상황과 어려움을 살펴보고,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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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형민(moonbr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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