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반메시남산 예상 외부전경. /조선비즈DB |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고급 주상복합 ‘어반메시남산’ 4개 호실이 공매 시장에 나왔다. 신축급 아파트를 인근 노후 아파트보다 저렴한 가격에 취득할 기회로 보이지만, 전문가들은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임대차 관계와 실제 점유 현황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7일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KAMCO)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253-7번지에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 어반메시남산 4개 호실에 대한 공매가 16일부터 진행된다. 공매 대상은 204호(전용 50.5㎡), 602호(79.5㎡), 604호(113.4㎡), 701호(107.0㎡) 등 총 4가구다.
호수별로 보면 1회 입찰가는 ▲204호 13억5000만원 ▲602호 19억6000만원 ▲604호 27억2000만원 ▲701호 29억8000만원 등이다. 4개 호실의 감정평가액 합계는 90억1000만원이다.
이번 공매는 유찰될 때마다 최저 입찰가가 전 회차 대비 10%씩 일괄 하락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즉 입찰과 유찰이 반복돼 8회차까지 진행될 경우, 최저 입찰가는 감정가 대비 약 47.8% 수준인 총 43억1000만원대(부가세 별도)까지 낮아지게 된다. 세부적으로 ▲204호 약 6억4570만원 ▲602호 약 9억3746만원 ▲604호 약 13억96만원 ▲701호 약 14억2532만원 등이다.
시장에서는 입찰가가 어렵지 않게 ‘반 토막’ 수준까지 떨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이 단지는 지난 2023년 처음으로 공매 시장에 등장했으나, 전 회차 유찰되는 고배를 마셨다. 2025년에도 새로 감정 평가를 받아 우리자산신탁을 통해 여러 차례 입찰을 진행했으나 최종적으로 낙찰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로부터 1년도 되지 않아 채권자들의 요청에 의해 우리자산신탁은 세 번째 공매에 도전하게 된 것이다.
2021년 준공된 어반메시남산은 전용 66~147㎡, 총 29가구로 구성됐다. 2018년 폐업한 53년 전통의 대형 사립 유치원인 서울 유성유치원 부지에 조성됐으며 인근에 녹사평역, 용산공원, 경리단길이 있다. 라운지, 피트니스센터, 와인바 등 커뮤니티 시설을 층별로 갖추기도 했다. 이 때문에 분양 당시 이태원에 등장하는 마지막 프리미엄 빌라로, 자산가와 유명 연예인들에게 인기를 끌었다고 홍보했었다.
그러나 이후 이 아파트 소유주인 시행사 주식회사 어반메시가 부채를 감당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시작됐다. 어반메시 측은 이 아파트를 담보로 여러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았지만, 끝내 채무를 상환하지 못하면서 우리자산신탁에 넘기게 됐다. 이에 따라 대출금을 회수하려는 채권자들의 요청에 따라 경·공매 절차를 밟게 된 것이다.
어반메시남산 204호 전경. /하나감정평가법인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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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 입장에선 용산구의 고급 아파트를 저가에 매수할 수 있는 기회지만, 전문가들은 낮은 입찰가에만 주목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명도 책임을 매수인이 직접 부담해야 하는 탓이다. 공고문에 따르면 낙찰자는 매매 대금 외에도 주택임대차보호법상 대항력을 갖춘 임차인이 있을 경우 임차 보증금을 별도로 인수해야 할 수 있다고도 돼 있다. 또 사진과 달리 실제 현장에서 보는 규모가 다를 수도 있다. 감정평가서상 이 단지의 전용률은 약 44~45% 수준으로 일반 아파트보다 낮아 실사용 면적 대비 가격 적정성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실제로 같은 아파트인 어반메시남산 702호는 2023년 이후 지난 2년간 20여 차례 경매 시도에도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 물건의 최초 감정가는 19억1100만원이었지만, 수십 차례 유찰 끝에 최저 입찰가가 2203만원까지 떨어졌다. 유찰의 가장 큰 원인은 전세 임차인의 선순위 보증금이었다. 2022년 3월 이 물건에는 18억5000만원 전세권이 설정됐다. 대항력이 있는 선순위 보증금은 주택 경매 시 후순위 채권자보다 우선권을 갖는다. 즉 매수인이 최저가로 낙찰받더라도 추가로 전세금 18억5000만원을 부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주현 지지옥션 전문위원은 “이번 공매 건은 702호 경매 건처럼 전세권은 없지만 일부 물건에 ‘이해관계인 부재 및 시건 장치 등으로 내부 확인을 하지 못했다’는 내용이 있는 것처럼 신탁사가 인지하지 못한 세입자가 있을 수 있다”면서 “경매나 일반 압류 재산과 달리 이른 시일 내 강제로 세입자를 내보낼 수 있는 ‘인도명령’이 없다 보니 명도 소송에 6개월~1년이 추가로 걸릴 수 있기에 꼼꼼한 현장 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 전문위원은 “어반메시남산은 일반적인 아파트와 달리 거래가 활발하지 않은 주상 복합이다”면서 “이 때문에 시세 산정이 쉽지 않기에 어느 정도 입찰가가 적절한지 등에 관련한 조사도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번 공매는 2025년 4월 말 시세를 반영한 감정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진행된다.
정민하 기자(min@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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