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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이 금융지주사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력히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둔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의 사외이사 교체 폭은 당초 예상보다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당국이 요구하는 인적 쇄신과 금융지주가 중시하는 경영 안정 사이에서 금융지주들이 관망세를 선택했다는 분석이다.
7일 금융권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의 전체 사외이사 32명 중 이달 임기가 만료되는 이사는 총 23명이다. 이 중 신규 선임 안건이 상정된 후보는 6명에 불과하며, 나머지 17명(73.9%)은 재선임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당국이 지배구조 개선안을 통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주문했음에도 실제 교체율은 약 26% 수준에 머물며 전년보다 오히려 축소된 모습이다.
지주별로 살펴보면 하나금융의 교체 폭이 가장 작았다. 하나금융은 임기 만료 대상 8명 중 7명을 재추천하고, 소비자보호 전문가인 최현자 서울대 교수를 유일한 신규 후보로 선임했다. KB금융 역시 5명의 임기 만료 이사 중 서정호 변호사 1명만을 신임 후보로 추천하며 안정을 택했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회장 취임 이후 유지해 온 ‘매년 2명 교체’ 원칙에 따라 박종복 전 SC제일은행장과 임승연 국민대 교수를 영입하며 전문성을 보강했다. 우리금융은 임기 만료 3명 중 2명을 교체하며 4대 지주 중 가장 높은 교체율을 기록했다. 정용건 금융감시센터 대표와 류정혜 국가AI전략위원회 위원을 영입해 내부통제 및 디지털 역량 강화에 방점을 찍었다.
이 같은 ‘소폭 교체’ 기조는 지난해 말부터 금융당국이 강조해 온 ‘이사회 독립성 및 다양성 확보’ 주문과는 다소 온도 차가 느껴진다. 금융감독원은 이사회가 쵝고경영자(CEO)의 ‘거수기’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특정 직업군(학계) 편중 탈피와 사외이사 임기 단축 등을 시사해왔다. 그러나 금융지주들은 이달 중 발표될 당국의 최종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른 인적 쇄신이 경영 불확실성만 키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비록 교체 폭은 작았지만, 인적 구성의 질적인 측면에서는 변화가 감지된다. 과거 주류를 이뤘던 교수 출신 비중이 소폭 줄어든 대신 법률, 회계·소비자보호·인공지능(AI) 등 실무형 전문가 영입이 두드러졌다. 특히 현장형 금융 전문가나 여성 전문가 배치를 통해 다양성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의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도 경영 연속성을 고려해 검증된 인사를 재기용하는 분위기”라며 “이달 말 공개될 지배구조 가이드라인의 세부 내용에 따라 내년 이후 사외이사 선임 기조가 본격적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4대 금융지주가 당국과 보폭을 맞추면서도 ‘내실 다지기’를 택한 이번 주총 결과가 향후 지배구조 개선 작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주주총회는 우리금융 23일, 하나금융 24일, KB·신한금융 26일 개최될 예정이다.
현정민 기자 mine0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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