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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랑 콜레오스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한 르노코리아가 오로라 프로젝트의 두 번째 모델로 필랑트를 꺼냈다. 쿠페형 디자인과 디지털 경험,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 등을 무기로 터줏대감들이 버티고 있는 SUV 시장에 새로운 선택지를 제시한다. 약 77km 구간을 직접 주행하며 필랑트의 성격을 살펴봤다.
프랑스 감성 쿠페형 SUV…"이런 실루엣은 처음이지?"
"필랑트의 경쟁 모델은 없다. 준대형 크로스오버는 국내 차량 중 필랑트가 유일하다"
르노코리아 니콜라 파리 사장의 말은 필랑트의 디자인을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일단 외관을 살펴보자. 르노의 상징인 로장주 로고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라이팅 그래픽은 화려하면서 우아한 분위기를 만든다. 화려한 프랑스의 이미지를 차에 색칠한 것처럼 느껴진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화려한 첫인상 속에는 강인한 이목구비가 자리 잡았다. 얇고 길게 이어진 육각형 형태의 헤드라이트는 윤곽 뚜렷한 잘생긴 남자를 떠올리게 한다.
측면과 후면으로 시선을 옮기면 필랑트의 디자인 정체성이 더 또렷해진다. 쿠페형 루프라인이 뒤로 갈수록 부드럽게 떨어지며 차의 실루엣을 매끄럽게 만든다. 동시에 범퍼와 측면에는 직선과 각이 강조돼 단단한 인상도 놓치지 않는다. 후면부는 각진 디테일을 통해 디자인적 조형미를 강조했다. 르노가 세단과 SUV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라고 설명하는 이유다. 분명 SUV인데 일반적인 SUV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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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공간·개방감 모두 잡은 실내
문을 열고 들어서면 르노가 자랑하는 프리미엄 테크 라운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세 개의 12.3인치 디스플레이가 운전석과 센터페시아, 조수석까지 파노라마 스크린 형태로 이어진다. 요즘 자동차 브랜드들이 디지털 경험을 강조한다고 하지만 이 정도 시각적 존재감을 주는 구성은 흔치 않다.
특히 조수석 디스플레이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는 구조는 참신하다. 블루투스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연결하면 조수석에서 독립적으로 영상이나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운전석에서는 조수석 화면이 보이지 않도록 필름을 붙여 안전에도 신경을 썼다.
차량용 게임 플랫폼도 탑재돼 있다. 실제 주행 도로와 연동해 레이싱 게임을 즐길 수 있는 R:레이싱을 비롯해 리듬 게임 R:러쉬, R:아케이드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가 제공된다. 지연을 줄이는 전용 알고리즘과 이미지 처리 기술을 적용해 차량 내에서도 자연스러운 게임 환경을 구현했다는 설명이다.
공조 장치는 물리 버튼과 디스플레이 조작을 함께 지원한다. 최근 모든 기능을 터치에 몰아넣는 것과 비교하면 합리적인 선택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역시 주행 중에는 버튼이 최고다.
공간도 넉넉하다. 2820mm에 달하는 휠베이스 덕분에 2열 무릎 공간이 여유롭고 트렁크 역시 기본 633L 수준이다. 시트를 접으면 최대 2050L까지 확장된다. 여기에 파노라믹 글라스 루프가 더해지면서 실내 개방감은 한층 더 탁 트인다. 전면부터 2열까지 이어지는 대형 선루프가 적용돼 마치 천장 전체가 유리로 덮인 듯한 개방감을 준다. 르노는 루프에 2중 은코팅과 솔라 필름이 적용돼 외부 열 유입을 줄이고 실내 온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도록 설계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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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정숙성과 부드러운 주행감
"이거 시동 어떻게 걸어요" 함께 차량에 탑승한 동승자가 운전을 시작하기 전 한 말이다. 계기판을 확인하고서야 엔진이 이미 작동 중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너 이녀석, 진짜 조용하구나.
필랑트의 주행감은 조용하지만 부족함 없이 밀어준다고 표현하고 싶다. 르노의 하이브리드 E-TECH 파워트레인이 적용됐으며 시스템 최고 출력은 250마력이다. 숫자만 보면 중형 SUV 시장에서도 꽤 여유 있는 수준이다.
실제 주행에서도 충분한 힘을 보여줬다. 오르막이 이어지는 와인딩 코스를 주행할 때 속도가 줄거나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전혀 없었고 오히려 더 큰 경사각도 극복할 수 있을 거란 느낌이 들었다. 날렵한 외관 실루엣이 허풍은 아니라는 걸 증명하는 듯 훌륭한 동력 수준을 자랑한다.
회생제동도 자연스럽다. 강도를 조절하면 브레이크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준부터 일반적인 감속과 거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단계까지 설정 가능하다. 억지로 속도를 붙잡는 느낌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줄여주는 느낌이다. ADAS 수준도 훌륭하다. 차선 유지와 앞차와의 간격 조절 등 개입이 자연스럽고 안정적이다.
AI와 직병렬 하이브리드, 똑똑하게 달리는 SUV
요즘 자동차에게 요구되는 책임은 무엇일까. 개인적으로 AI 기반 디지털 경험과 자동차 본연의 주행 성능을 고르고 싶다. 필랑트는 이 두 요소를 비교적 충실하게 담아낸 모델이다.
먼저 AI 기능이다. 필랑트에는 AI 음성 어시스턴트 에이닷 오토가 탑재됐다. 공조 시스템이나 내비게이션, 멀티미디어 기능 등을 음성으로 제어할 수 있으며 차량 상태 정보 확인도 가능하다. 운전자의 이동 패턴을 학습해 목적지를 추천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평일 아침에는 출근 경로를, 주말 오후에는 자주 찾는 장소를 제안하는 식이다. 운전자의 생활 패턴과 차량이 연결되는 경험이다.
차량 사용을 돕는 AI 서비스 팁스도 눈에 띈다. 차량 기능이나 경고등 등에 대해 질문하면 대화 방식으로 안내하는 시스템이다. 복잡한 메뉴를 헤매기보다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확인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자동차의 본질인 달리는 능력은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E-TECH)이 담당한다. 필랑트에는 1.5L 터보 엔진과 두 개의 전기 모터가 결합된 구조가 적용됐으며 상황에 따라 엔진과 모터가 각각 또는 동시에 구동하는 방식이다. 저속에서는 전기 모터 중심으로 움직이고 필요할 때 엔진이 개입하며 고속에서는 두 동력이 함께 작동한다.
시스템 최고 출력은 250마력, 복합 연비는 15.1km/ℓ다. 폭발적으로 튀어 나가기보다는 조용하고 꾸준히 속도를 끌어올리는 성격이다. 비교적 격한 드라이빙 없이 시승을 마쳤을 때 77km 기준 17.5km/L의 연비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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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HUD는 시트 포지션에 따라 가시성이 떨어지는 경우가 있었다. 플래그십 모델을 표방하는 만큼 더 엄격한 기준으로 보게 됐고 치명적인 단점이라기보다는 세밀한 편의 사양에서의 아쉬움에 가깝다.
필랑트는 르노코리아가 보여주고 싶은 방향을 담은 차다. 쿠페형 디자인으로 차별화된 외관을 만들고 디지털 경험을 강조한 실내와 AI 기반 기능을 더했다. 여기에 직병렬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통해 조용하면서도 꾸준히 밀어주는 주행 감각까지 갖췄다. 화려하게 튀어 나가기보다 부드럽고 안정적인 주행에 초점을 맞춘 인상이다. 프렌치 감성과 첨단 기술을 결합한 이 크로스오버가 국내 SUV 시장에서 어떤 존재감을 보여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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