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3.07 (토)

    유가 급등에 고용충격까지 '엎친 데 덮친격'…美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부상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국제유가 배럴 당 100달러 코앞...

    "200달러 상상 속 얘기 아냐" 경고


    파이낸셜뉴스

    월가 트레이더 제임스 콘티가 지난해 11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 국제유가가 배럴당 90달러대로 치솟은 가운데 미국의 2월 일자리가 예상 밖 급감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월가 안팎에서 1970년대식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진입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 200달러 대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경고까지 나오면서 고유가가 인플레이션은 물론 세계 경제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6일(현지시간) 월가 주요 은행과 미국 전문가들에 따르면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국제유가의 배럴당 100달러 돌파가 임박했다.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 더 나아가 200달러도 달성할 수 있다는 불안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4일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배럴당76달러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을 배럴당 71달러로 각각 상향했다. 골드만삭스는 이같은 전망은 낙관론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량이 5주 더 (사실상 봉쇄 상태) 현 수준에 머문다면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100달러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이런 전망이 무색하게 브렌트유 선물(5월 인도분 기준) 가격은 전장 대비 8.52% 급등한 배럴당 92.69달러에 마감, 곧 100달러선 도달 목전이다. 이는 2022년 3월 이후 최대 일간 상승 폭이다.

    펜실페이니아대 와튼스쿨의 제러미 시겔 교수는 이날 CNBC에 출연해 "이번 주말 중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다음 주 중 배럴당 100달러 유가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타르의 사드 알카비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지속되면 2~3주 이내 유가는 배럴당 150달러로 치솟고,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FT의 룰라 칼라프 편집국장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었다. 그는 "배럴당 200달러 유가는 더는 상상 속 얘기가 아니다'라는 제목의 뉴스레터를 통해 2000년대 후반 유가의 고점이 배럴당 147달러였는데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222달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수준에 도달하려면 많은 것들이 잘못돼야 하지만, 이 기준으로 보면 현재 시장의 가장 비관적인 시나리오조차 오히려 낙관적으로 보일 정도"라고 주장했다.

    유가 급등 가능성이 증폭되는 와중에 2월 들어 미국의 일자리가 급감했다는 소식까지 겹치면서 월가 안팎에선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미국 노동부 노동통계국은 이날 2월 미국이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9만 2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5만명 증가를 예상한 전문가 예상(다우존스 집계 기준)을 큰 폭으로 밑도는 수준이다. 실업률은 1월 4.3%에서 2월 4.4%로 증가했다.

    유럽의 경우 이날 미국 고용지표가 나오기 전부터 스태그플레이션 경고가 나왔다.

    필리프 레인 유럽중앙은행(EC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 3일 FT 인터뷰에서 "에너지 가격 급등은 단기적으로 물가에 상방 압력을 가한다"며 "이 같은 분쟁이 경제활동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같은 발언은 결국 스태그플레이션 경고로 받아들여졌고, 유럽에선 ECB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가 사라지고 오히려 금리 인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란 전쟁 발발 전부터 월가 일각에선 이미 미국도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을 우려해야 한다고 경고한 상태였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록 수석이코노미스트가 지난해 내놓은 '2026년 연간 경제전망 보고서'를 따르면, 미국 경제의 단기 경제 전망에 대해 "무역 갈등, 이민 규제, 심화되는 'K자형' 양극화 경제의 위험에 따른 성장 둔화가 3% 언저리에서 고착화된 인플레이션과 맞물려 미국 경제를 명백한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지적했다.

    에넥스 자산운용의 브라이언 제이컵슨 수석이코노미스트는 AP 통신에 "이번 2월 고용지표는 좋게 포장할 방법이 없다"며 "유가 급등 속에 고용 감소까지 겹치면서 트레이더들은 스태그플레이션 리스크를 우려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gowell@fnnews.com 김형구 기자

    Copyrightⓒ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