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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강북 모텔 연쇄살인’ 피의자...약물·발뺌 女사이코패스 전형 수법 [사건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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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女사이코패스 엄인숙·이은해와 유사

    약물·독 사용해 무력화시킨 후 살해

    사고로 위장 후 혐의 부인 수법도 동일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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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북 모텔 연쇄살인 사건’ 피의자인 20대 김모 씨가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라는 검사 결과가 나온 가운데 역대 여성 사이코패스들이 사용한 수법과 유사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7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강북경찰서가 최근 김 씨에 대한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PCL-R)를 시행한 결과 ‘사이코패스에 해당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경찰은 해당 결과를 검찰에 송부했다.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는 냉담함·충동성·공감 부족·무책임 등 사이코패스의 성격적 특성을 지수화하는 검사다. 총 20문항으로 이뤄졌고 40점이 만점이다. 국내에서는 통상 25점을 넘기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일반인의 경우 15점 안팎의 점수가 나온다. 김 씨는 해당 검사에서 기준치 이상의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김 씨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상황에서 고급 음식점·호텔 방문 등 개인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피해자들을 범행 대상으로 삼았다고 봤다. 또한 김 씨가 피해자들에게 데이트 비용을 부담하게 하거나 배달 음식을 주문하게 하는 방식으로 경제적 이익을 얻었다고 판단했다.

    특히 김 씨는 한 치킨집에서 22개의 메뉴를 주문해 음식을 받은 뒤 배달 완료 8분 만에 현장을 빠져나오는 기이한 행동도 보였다. 피해자 유족 측을 대리하는 남언호 법률사무소 빈센트 변호사에 따르면 김 씨는 택시에 탄 사진을 피해자에게 전송하고 “집에 가고 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알리바이를 위한 행동으로 추정된다.

    김 씨가 사이코패스로 판정되면서 여성 사이코패스 특유의 범죄 형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물리력을 앞세워 가학적 쾌락을 추구하는 남성 사이코패스와 달리 여성 사이코패스는 독극물이나 약물을 이용해 피해자의 무력한 상태를 노리는 경향이 있다.

    실제로 앞서 남편과 내연남을 약물로 살해한 뒤 사고사로 위장해 보험금을 타고 가족들까지 실명에 이르게 한 ‘엄 여인 사건’의 엄인숙 또한 비슷한 패턴을 보였다. 엄인숙은 사이코패스 검사 결과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권일용 프로파일러는 “40점 만점에 25점 이상이면 위험한 사람이라고 평가한다”며 “유영철이 37점, 강호순이 38점이다. 엄인숙은 40점에 육박할 것이라고 진단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계곡 살인 사건’의 이은해도 유사 패턴을 보였다. 이은해는 복어 독 등을 먹이고 수영을 못 하는 피해자에게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깊이의 계곡물로 구조장비 없이 뛰어들게 한 후 구조 요청을 묵살하며 살해했다. 이은해 또한 사이코패스 검사에서 31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 후 사건을 ‘사고’ 등으로 위장하고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는 것 역시 공통된 특징이다. 김 씨 역시 향정신성의약품을 숙취해소제 등에 섞어 숨진 남성들에게 건넨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피해자들이 숨질 줄 몰랐다”는 식으로 살인 고의성을 부인해왔다.

    하지만 경찰 조사 결과 김 씨는 범행에 앞서 수차례 약물의 위험성을 챗GPT에 질문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또 알려진 첫 범행 후 피해자가 의식을 회복하자 약물 투약량을 크게 늘린 음료를 만든 것으로 파악됐다. 이를 두고 경찰은 김 씨에게 살인의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봤다. 김 씨가 약물 음료가 단순한 수면 유도를 넘어 살인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미필적으로나마 알고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검찰은 김 씨의 신상 공개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개최하기로 했다.

    양지혜 기자 hoj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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