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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호르무즈 봉쇄 충격에 주간 국제유가 35% 폭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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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웨이

    그래픽=이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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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스웨이 권한일 기자]

    미국과 이란 간 군사 충돌이 격화되면서 국제 유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되자 공급 차질 우려가 커진 영향이다.

    6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 거래일보다 9.89달러(12.21%) 오른 배럴당 90.9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하루 상승률 기준으로 2020년 이후 최대 수준이다. 가격 역시 52주 최고치로, 2023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주간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WTI는 이번 주에만 23.88달러 뛰었다. 상승률로는 35.63%에 달해 1983년 선물 거래 집계가 시작된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전 최대 기록은 2022년 3월 초로, 당시 주간 상승률은 26.3%였다.

    국제 유가 기준인 브렌트유도 동반 급등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 인도분은 배럴당 92.69달러로 마감하며 하루 동안 8% 넘게 상승했다. 브렌트유 역시 2022년 이후 가장 큰 일일 상승폭을 보였다.

    이번 유가 급등의 직접적인 배경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 차질로 분석되고 있다. 이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다. 중동 지역에서 군사 긴장이 높아지면서 각국의 유조선 운항이 크게 줄었고, 이에 따라 원유 공급망 전반에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수송 문제는 생산 시설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원유를 실어 나르지 못하면서 산유국의 저장 시설이 빠르게 차고 있기 때문이다. 쿠웨이트는 저장 공간 부족으로 일부 유전의 생산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라크도 이미 하루 약 150만 배럴 규모의 생산을 줄인 것으로 전해졌다.

    에너지 분석업체들은 중동 주요 산유국의 저장 시설이 빠른 속도로 채워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역시 몇 주 안에 저장 한계에 도달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 경우 추가 감산이 불가피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이미 상당한 공급 공백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금융기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공급 차질 규모가 하루 700만~1100만 배럴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한다.

    전쟁 장기화 가능성도 유가 상승 기대를 키우는 요인이다. 미국 정부는 유조선 호위 등 해상 안전 조치를 검토하고 있지만 시장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중동 주요 산유국들도 가격 급등 가능성을 재차 경고하고 나섰다. 카타르 에너지부는 해협 통행이 장기간 막힐 경우 몇 주 안에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에너지 가격 급등이 세계 경제 성장률을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주요 투자은행들은 글로벌 유류 시장의 성격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유가가 단순한 지정학적 긴장 요인을 넘어 실제 물류와 생산 차질을 반영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또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하루 최대 600만 배럴 규모의 추가 감산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JP모건 나타샤 카네바 글로벌 상품 연구 총괄은 "시장은 순수하게 지정학적 위험을 가격에 반영하는 것에서 벗어나 실질적인 운영 차질에 대처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며 다음 주에는 아랍에미리트(UAE)가 원유 감산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권한일 기자 kw@newsw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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