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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07 (토)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기원상 컬럼] 드론 전쟁의 시대…K-방산의 다음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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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쟁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
    과거 전쟁의 승패는 전투기와 전차, 장거리 미사일 같은 고가 무기 체계를 얼마나 보유했느냐에 따라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강한 군대란 곧 많은 무기와 강력한 화력을 의미했다. 냉전 이후 수십 년 동안 이어진 군사 전략도 이런 전력을 중심으로 발전해 왔다.

    그러나 최근의 전쟁은 다른 장면을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시작된 변화는 이제 중동 전쟁에서도 확인되고 있다. 값비싼 전투기나 미사일보다 저가 드론과 인공지능(AI)이 전장의 흐름을 바꾸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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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제 샤헤드 자폭 드론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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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드론은 단순한 보조 장비가 아니었다. 전장 감시와 정찰, 포병 사격 유도, 자폭 공격까지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특히 FPV 자폭 드론은 전차와 장갑차 같은 고가 장비를 파괴하는 데 활용되면서 전장의 양상을 크게 바꿨다.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우크라이나가 전쟁을 장기간 지속할 수 있었던 배경에도 드론의 역할이 있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중동에서 벌어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군사 충돌에서도 비슷한 장면이 나타났다. 이란은 장거리 자폭 드론을 대량으로 투입하는 방식으로 전쟁을 수행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샤헤드-136 드론이다. 이 드론은 약 2000km 이상 비행할 수 있으며 GPS 기반 항법 시스템을 이용해 목표 지점을 향해 날아간 뒤 자폭 공격을 수행한다.

    가격은 약 2만~5만 달러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방공 미사일과 비교하면 매우 낮은 비용이다. 이 때문에 이란은 이런 드론을 수십, 수백 대씩 동시에 투입해 상대의 방공망을 포화 상태로 만드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일부 드론이 방어망을 통과해 목표를 타격하면 충분한 전략적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른바 비용 교환비(cost exchange ratio)의 전쟁이다. 수천만 원짜리 드론으로 수십억 원짜리 방어 체계를 소모시키는 방식이다. 이런 전술은 고가 장비 중심으로 구축된 기존 방공 체계의 약점을 드러내고 있다.

    이 변화는 전쟁의 공식을 흔들고 있다. 과거에는 고가 무기를 많이 보유한 국가가 유리했지만 이제는 저가 무기를 얼마나 빠르게 대량 생산하고 운용할 수 있는가가 중요한 전력 요소가 되고 있다.
    미국도 이런 변화를 인식하고 있다. 미국은 오랫동안 MQ-9 리퍼 같은 고성능 무인 공격기를 중심으로
    드론 전략을 발전시켜 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소형 드론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전장에서 탄약처럼 사용하는 개념을 확대하고 있다.

    미 육군이 추진하는 ‘스카이파운드리(SkyFoundry)’ 프로그램은 군과 민간 산업이 협력해 소형 전술 드론을 신속하게 개발하고 대량 생산하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프로젝트다. 월 1만 대 이상의 드론 생산 능력을 확보하고 장기적으로는 100만 대 규모의 드론 전력을 구축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이스라엘 역시 드론을 핵심 전력으로 활용하는 국가다. 이스라엘은 드론이 수집한 정보를 지상군과 포병, 공군 전력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센서-투-슈터(sensor-to-shooter)’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목표 탐지에서 타격까지 걸리는 시간을 크게 줄인 것이다. 배회탄 형태의 자폭 드론 역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이처럼 드론과 인공지능 기술이 결합하면서 전쟁의 구조 자체가 변하고 있다. 드론은 더 이상 보조 장비가 아니다. 대량 생산과 네트워크 기반 운용을 전제로 한 새로운 전력 체계로 자리 잡고 있다.
    이 변화는 한국에도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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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노트북L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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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 세계에서 가장 밀집된 방공망을 가진 국가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저가 드론이 대량으로 투입되는 상황에서는 기존 방공 체계만으로 대응하기 어려울 수 있다. 수천만 원짜리 드론을 요격하기 위해 수억 원짜리 미사일을 사용하는 상황이 반복된다면 비용 측면에서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따라서 한국 역시 저가 드론 대응 체계를 함께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레이저 요격 무기, 전자전 장비, 드론 요격 드론 등 새로운 방어 기술에 대한 연구와 투자가 필요하다.

    또 하나 중요한 과제는 드론 산업과 군사 전략의 결합이다. 드론은 군사 기술이면서 동시에 산업 기술이다. 인공지능, 반도체, 통신, 센서 기술과 깊이 연결돼 있다. 민간 기술과 군사 기술이 함께 발전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서 K-방산의 새로운 기회도 보인다. 지금까지 K-방산은 전차와 자주포, 군함, 전투기 등 중대형 무기 체계를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물론 이 분야에서도 경쟁력을 확보했지만 앞으로의 전장은 무인 체계와 네트워크 전력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드론과 무인 전투 체계, 인공지능 기반 지휘통제 시스템 같은 분야에서 경쟁력을 확보한다면 K-방산의 영역은 더욱 넓어질 수 있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반도체와 정보통신 기술 역시 이런 분야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21세기 전쟁은 더 이상 과거의 전쟁이 아니다.
    드론과 인공지능, 네트워크 기술이 결합된 새로운 전쟁의 시대가 시작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은 그 변화를 보여주는 실험장이 되고 있다. 전쟁의 공식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한국 역시 이 변화를 정확히 읽어야 한다.
    그래야 미래 전장에서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드론 전쟁의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그리고 그 시대는 K-방산의 새로운 과제를 던지고 있다.

    앙트레 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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