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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0 (화)

    [사설] 중동발 신3고, ‘경제·민생 추경’도 열어 둘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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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 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란 정권 교체를 목표한 미국과 호르무즈 해협을 막고 버티는 이란의 충돌에 한국 경제의 충격파도 시작됐다. 나프타 원료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여천NCC 등은 고객사에 제품 공급 지연을 선언했다. 유가 급등으로 화물차 기사들은 당장 소득이 급감했고, 비닐하우스에서 채소를 키우는 시설 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지난주 이재명 대통령이 휘발유 가격 담합 단속과 100조원대 금융안정 조치 등을 내놓았지만 충분할지 의문이다.

    중동 전쟁은 확전일로다. 8일(현지시간)에도 이란은 대통령이 걸프국에 대한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했지만 다시 공습을 퍼부었고 이스라엘의 공격도 계속되면서 중동 전역이 화염에 휩싸였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중심가에 있는 호텔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피해를 보았다. 쿠웨이트는 국제공항 내 연료탱크가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00달러를 향해 치솟고 있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마비된 데다 걸프 산유국들은 석유·LNG 감산에 나섰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00원에 근접했다.

    한국 경제는 중동발 ‘신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에 풍전등화다. 파죽지세로 오르던 코스피도 5000선으로 내려앉고, 환율은 달러당 1500원을 넘보고 있다. 이젠 기준금리 인하도 물 건너갔다. 무엇보다 유가가 걱정이다. 1개월 안에 중동 전운이 걷힌다면 정부 비축유(약 7개월분)로 버틸 수 있지만, 문제는 전쟁이 더 길어질 때다. 배럴당 100달러가 넘으면 국내 소비자물가는 추가로 0.6~1.3%포인트 상승하고, 경제성장률은 0.3%포인트가량 떨어진다.

    그러잖아도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로 불균형이 심화하고 있다. 자영업자와 서민들의 체감 경기는 여전히 겨울이다. 지난해 4분기 소득보다 지출이 많은 적자 가구 비율이 25%로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 1월 기준 청년 취업자 수는 통계 작성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다행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기업의 실적 호조로 올해 국세는 초과 세수가 기대된다. 예기치 못한 대외 악재로 경기 침체가 발생할 우려가 큰 상황에선 추가경정예산 편성도 대안이다. 우선은 기편성된 본예산 집행의 속도를 높이되, 중동 유탄에 국가 경제와 민생이 무방비로 당하는 일이 없게 추경 카드를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경향신문

    8일 인천의 한 주차장에 화물차량들이 주차되어 있다. 중동 전쟁으로 국제 유가가 급등하면서 경유 가격이 휘발유를 앞지르는 ‘가격 역전’이 일어났다. 권도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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