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는 ‘노란봉투법’이라는 명칭이 유래한 2014년 쌍용자동차 파업 사태 이후 “12년 묵은 숙원이 실현됐다”며 반기는 분위기다. 이 법이 헌법 33조에 규정된 노동3권(단결권·단체교섭권·단체행동권)을 보다 높은 수준에서 보장한다는 의미를 갖는 것으로 풀이되기도 한다. 반면에 경영계는 이 법이 산업 현장의 혼란을 더 키울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대기업은 하청 업체가 수십 개를 넘어 수백·수천 개에 이르기도 하는데 모든 하청 업체 노동자들의 단체교섭 요구에 응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하소연한다. 노측 배상 책임 축소로 파업이 과격화할 것으로 보이는데 사측은 대응 수단을 잃게 됐다는 말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노동계가 노란봉투법 시행을 계기로 쟁의 강도를 높이는 움직임을 보여 우려된다.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과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지난달 10일 ‘공동 투쟁’에 합의하면서 노란봉투법 시행 직후 산업계 전반에 걸쳐 원청을 선정해 대규모 교섭 요구에 나설 것이라고 선언했다. 삼성전자 노조 지도부는 어제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가면서 향후 파업 불참자 명단을 작성·관리하고, 사측과의 인사 관련 협의에서 그들에게 해고 등 인사상 불이익이 우선적으로 돌아가게 할 것이라고 공언해 물의를 빚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이 노조 폭주로 이어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파업 남발로 기업 활동이 위축되면 노동자들이 일자리 불안정과 국민 여론 악화 등 부작용의 부메랑을 맞을 수 있다. 무리한 요구를 자제하면서 근로조건의 합리적 개선에 주력하는 것이 노란봉투법의 취지를 살리는 데 오히려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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