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AI 계약 논란 속 핵심 연구진 줄줄이 이탈
‘AI 안전파’ 연구자들 경쟁사·스타트업으로 이동
챗GPT 삭제율 급증…클로드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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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개발사 오픈AI에서 핵심 인력 이탈이 이어지며 내부 균열 우려가 커지고 있다. 창립 멤버 대부분이 회사를 떠난 데다 최근 미국 국방부와의 인공지능(AI) 계약을 둘러싼 윤리 논란까지 겹치면서 인재 유출이 더욱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창립 멤버 대부분 이탈…핵심 임원도 사임
9일(현지시간) 업계에 따르면 오픈AI 창립 멤버 11명 가운데 현재 회사에 남아 있는 인물은 샘 올트먼 최고경영자(CEO)와 그렉 브록먼 사장 두 명뿐이다. 나머지 창립 주역들은 최근 1~2년 사이 경쟁사나 스타트업으로 자리를 옮겼다.지난 7일에도 하드웨어 부문을 맡던 케이틀린 칼리노브스키가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애플에서 맥북 설계에 참여하고 메타에서 증강현실(AR) 글라스 개발을 이끌었던 하드웨어 전문가로, 2024년 오픈AI에 합류해 로봇공학과 소비자 하드웨어 전략을 담당해왔다.
칼리노브스키는 애플과 메타에서 주요 하드웨어 개발 프로젝트를 주도했던 인물로, 최근 오픈AI가 아이폰 디자인을 이끌었던 조니 아이브와 협력해 추진 중인 AI 하드웨어 사업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아온 인물로 평가된다.
오픈AI 차세대 핵심 먹거리인 로보틱스 총책임자 자리에 앉았다면 기본급에 엄청난 규모의 주식 보상과 사이닝 보너스가 더해져 최소 연 200만달러~500만달러(약 26억원~65억원) 수준의 총보수를 약속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업계에서 그의 이탈이 단순한 인사 이동을 넘어 오픈AI의 장기적인 AI 하드웨어 전략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칼리노브스키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법적 감독 없는 대규모 국내 감시나 인간 승인 없이 작동하는 자율 살상 시스템은 충분한 논의가 필요했다”며 사퇴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국방부와의 계약이 기술적 안전장치(가드레일)가 명확히 정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성급하게 발표됐다”고 지적했다.
AI 안전 연구진 줄줄이 경쟁사로 이동
최근 오픈AI를 떠난 연구자 상당수는 경쟁사나 신생 스타트업으로 향하고 있다.모델 정책 및 안전 연구를 맡았던 안드레아 발로네는 올해 2월 회사를 떠나 앤트로픽에 합류했다. 추론 모델 ‘o1’ 개발 프로젝트를 이끌었던 연구 부사장 제리 투오렉 역시 올해 초 오픈AI를 떠났다.
핵심 연구진 이탈은 이미 2024년부터 이어졌다. 전 최고기술책임자(CTO) 미라 무라티는 2024년 퇴사 후 AI 스타트업 ‘싱킹 머신즈 랩’을 설립했고, 여러 연구자가 이 회사로 자리를 옮겼다. 공동 창립자이자 수석 과학자였던 일리야 수츠케버도 같은 해 회사를 떠나 ‘세이프 슈퍼인텔리전스(SSI)’라는 연구 조직을 출범시켰다.
또 다른 공동 창립자인 존 슐먼은 앤트로픽에서 활동한 뒤 현재는 미라 무라티가 설립한 스타트업에서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연구 부사장을 지냈던 바렛 조프 역시 싱킹 머신즈 랩에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맡아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상황이다. 슈퍼얼라인먼트 프로젝트 공동 책임자였던 얀 라이케도 “안전 연구가 제품 출시 압박에 밀렸다”고 비판한 뒤 앤트로픽으로 이직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1년 사이 약 50명 이상의 연구자와 엔지니어가 메타와 앤트로픽 등 경쟁사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한다. 특히 메타는 ‘슈퍼인텔리전스 랩’을 신설하며 오픈AI 출신 인재 영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방부 계약 논란…이용자 반발 확산
최근 인재 이탈이 이어지는 직접적인 배경으로는 미국 국방부와의 AI 협력 계약을 둘러싼 논란이 꼽힌다.
앞서 미국 국방부에 AI 모델 ‘클로드’를 제공해 온 앤트로픽은 AI의 ‘제한 없는 군사적 활용’을 요구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갈등을 겪었다. 이후 미국 국방부는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해 퇴출한 뒤 오픈AI와 별도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과정에서 오픈AI 내부에서도 반발이 이어졌다. 일부 직원들은 공개 서한을 통해 AI 기술이 대규모 감시나 자율 살상 무기에 활용되는 것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소비자 반응도 빠르게 나타났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국방부 계약 소식이 전해진 직후 챗GPT 모바일 앱 삭제 건수는 하루 사이 295% 증가했다. 반면 ‘AI 안전’을 강조해 온 앤트로픽의 AI 모델 클로드는 미국 앱스토어 무료 앱 순위 1위에 올랐다.
샘 올트먼 CEO는 최근 내부 직원들에게 “금요일에 서둘러 계약을 발표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사안이 매우 복잡했고, 명확한 소통이 필요했다. 진심으로 상황을 완화하려 했지만, 기회주의적이고 허술해 보였을 뿐”이라며 사과했다.
다만 그는 AI의 국방 활용 여부는 기업이 아니라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가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국방 협력 논란과 핵심 인재 이탈, 이용자 반발까지 겹치면서 오픈AI를 둘러싼 내부 갈등과 윤리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AI시대, 정말 AI의 ‘판단’에 전부 맡겨도 괜찮을까요?
강지원 AX콘텐츠랩 기자 g1e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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