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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2 (목)

    “무서워서 나가지도 못하겠네”…기름값 2000원 넘긴 섬 주민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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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경제

    중동 전쟁 여파로 전국 도서 지역 주민들의 기름값 부담이 한층 커지고 있다. 육지보다 유류 의존도가 높은 섬 지역 특성상 유가 급등의 충격이 더 크게 전달되는 구조다.

    12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섬(다리 연결 제외) 지역 주유소 217곳의 보통 휘발유와 경유 L당 평균 가격은 각각 1912.5원, 1965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 휘발유(1904.3원)·경유(1927.4원)보다 각각 8.2원, 37.6원 높은 수준이다.

    제주 부속 섬인 우도와 추자도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L당 각각 2090원, 1990원으로 제주 평균(1907원)보다 83~183원 비쌌다. 우도는 그간 본섬과 비슷한 가격대를 유지했으나 최근 유가 급등 이후 본섬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제주에서 가장 비싼 지역이 됐다.

    우도에서 관광업체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기름값이 2000원을 웃돌면서 주민은 물론 관광객 부담도 커졌다”며 “꽃샘추위에도 난로 켜는 것을 망설일 정도”라고 했다.

    섬 인구가 제주 다음으로 많은 경남 지역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통영 욕지도 주민 한상봉(60) 씨는 “최근 휘발유 가격이 200원 이상 오른 것 같다”며 “욕지도뿐 아니라 한산도 등 통영 내 다른 섬 주민들도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울릉지역 주유소 3곳의 휘발유 가격은 L당 1969~1989원으로 전국 평균보다 50원 이상 높다.

    난방유 부담도 급격히 늘었다. 지난 10일 기준 충남 보령지역 실내 등유 L당 평균 가격은 1494.2원으로, 중동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달 27일(1218.2원)보다 22.7% 뛰었다. 보령시 오천면 호도 주민 170명은 매달 한 차례 육지 주유소로부터 난방유를 단체로 구매하는데, 지난달 등유 1드럼(200L)을 25만4000원에 샀으나 이달에는 28만8000원을 내야 한다. 가구당 월평균 2드럼을 쓸 경우 추가 부담이 6만8000원에 달한다. 정지현 이장은 “농사와 어업이 모두 비수기인 상황에서 월 7만원 추가 지출은 상당한 부담”이라고 말했다.

    인천 옹진군도 전체 1만2287세대 가운데 LPG 배관망이 설치된 2829세대를 제외한 나머지 세대 대부분이 등유 보일러나 LPG 용기를 사용하고 있다. 백령도 주민 30대 이모 씨는 “한 달치 등유 1드럼을 27만원에 넣었는데 지금은 40만원이 넘었다”고 했다.

    어민들은 당장 면세유 단가에는 영향이 없지만 전쟁이 장기화할 경우를 우려하고 있다. 심명수 군산시 비응어촌계장은 “다음 달 공급되는 면세유 가격에 여파가 미칠 것”이라며 “지난해에는 전북도의 유가 보조가 있었지만 올해는 관련 예산이 없어 충격이 더 클 것”이라고 밝혔다. 석유를 원료로 하는 어망 가격도 이미 올랐다. 명성환 전남근해유자망협회 회장은 “24m짜리 그물이 3만원에서 3만5000원으로 뛰었다”며 “당장 조업해야 하는 상황에서 그물값 인상까지 겹쳐 어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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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수아 AX콘텐츠랩 기자 sunshi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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