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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이슈 '미중 무역' 갈등과 협상

    中 이어 日 마저…韓 철강업계 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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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월 日 열연강판 수입량 12.6만톤

    잠정관세 첫 부과 9월 대비 81%↑

    日 H형강도 수입산 비중 67% 차지

    국내 시장 교란 中 빈자리 꿰찰 판

    서울경제

    일본산 저가 철강 소재가 반(反)덤핑 관세 조치에도 불구하고 수입 규모가 더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년째 잠정 관세가 부과됐지만 일본 업체들은 보세 구역을 통해 물량을 지속해서 유입하고 있다. 일부 품목에선 일본산이 국내 시장을 교란시켜왔던 중국산의 빈자리를 꿰차는 양상까지 보인다.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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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일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올해 2월 일본산 열연강판의 국내 수입량은 12만 5800만 톤 규모로 집계됐다. 이는 반덤핑 잠정 관세가 부과되기 시작한 지난해 9월(8만 4019톤)과 비교하면 81% 넘게 급증한 수치다. 2월 열연강판 전체 수입량의 70%에 이른다. 지난해 하반기 8만 톤 아래로 떨어졌던 일본산 열연강판 수입량은 그간 꾸준히 물량을 회복해 지난해 2월(16만 4028톤) 이후 1년 만에 최대 물량을 기록했다.

    정부가 지난달 말 일본·중국산 열연강판에 최대 33.43%의 덤팡 방지 관세를 매기기로 최종 판정했지만 업계에선 수입산 공세가 계속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본산 열연강판의 수입 가격은 최근 톤당 495달러(약 73만 원) 선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산 유통 가격 83~84만 원 대비 10만 원가량 저렴하다.

    열연 제품은 냉연·강관 등 철강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되는 기초 소재다. 조선·자동차·기계 등 제조업 전반에서 폭넓게 쓰이며 국내 시장 규모는 2024년 기준 10조 원 규모에 달한다.

    일본산 열연강판은 주로 보세 구역을 통해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보세 구역으로 국내에 들어온 수입 원자재는 가공 후 해외로 재수출한다는 조건 아래 관세를 면제 받을 수 있다. 현재 일본에서 수입되는 열연강판 물량의 과반이 보세 구역을 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본 업체들은 보세 구역을 통해 최대한 물량을 밀어 넣으려는 모습”이라며 “반덤핑 최종 판정이 났지만 국내산 가격 회복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산 철강재의 저가 공세는 반덤핑 관세가 부과되지 않은 품목에선 더 심화하고 있다. 일본산 H형강의 국내 수입량은 지난달 1만 5071톤으로 같은 기간 전체 수입량(2만 2468톤)의 67%를 차지했다. 이어 베트남산이 6869톤을, 중국산이 140톤을 기록했다. 국내 업체들이 중국산 H형강에 대한 반덤핑 관세 연장을 신청한 지난해 10월 이후 월간 중국산 수입량이 3500톤가량 줄어든 반면 일본산은 5000톤 늘어나며 물량을 대체하는 양상이다.

    H형강은 고층 빌딩과 교량 등 건축·토목 분야에서 쓰이는 구조용 강재다. 국내 건설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H형강 수요는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감소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업체들은 일본과 중국의 물량 공세 속에서 감산 및 수출로 생산 물량을 소화하고 있다.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등 주요 제강사들은 제조 원가 상승으로 잇따라 H형강 판매 가격을 인상하고 있지만, 유통 시장에 제대로 반영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혜진 기자 sunse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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