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유통 강력 단속 방침
"손실 보전은 원가+제한적 마진"
납사 수출 제한·비축유 활용 검토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13일 서울 중구 무역보험공사에서 열린 최고가격제 관련 범부처 합동점검단 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2026.03.13 윤동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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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이 석유제품 최고가격제 시행 첫날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를 직접 만나 가격 안정 협조를 요청하고 불법 유통 단속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중동 정세 악화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국내 석유 가격이 빠르게 오른 상황에서 시장 과열을 억제하기 위한 조치다. 특히 김 장관은 원가 산정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횡재세'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정유사의 손실 보전은 원가에 제한적인 마진을 반영하는 방식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김 장관은 13일 한국무역보험공사에서 범부처 합동점검단 회의와 석유시장 점검회의를 잇따라 주재하고 이후 SK에너지 본사와 주유소를 방문해 석유 가격 안정 협조를 당부했다.
앞서 정부는 정유사가 주유소에 공급하는 도매가격에 상한선을 설정하는 석유 최고가격제를 이날 자정을 기해 시행했다. 정부는 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을 1차 최고가격으로 설정했다. 정부는 국제유가 상황을 반영해 최고가격 수준을 2주 단위로 재검토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최근 국제 정세 변화로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있다"며 "정부는 국민의 삶과 산업 현장을 지키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최고가격제는 시장을 통제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위기 상황에서 국민경제를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며 "국민의 불안을 이익의 수단으로 삼는 불법 석유 유통 행위는 결코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은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통상적으로는 주유소 재고가 있어 가격 반영까지 2~3일에서 일주일 정도 시차가 있지만, 이번에는 특별한 상황을 고려해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가 함께 동참하기로 했다"며 "오피넷에 나타난 가격 인하 흐름처럼 제도 시행 효과가 이미 일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정유사가 운영하는 직영 주유소의 경우 가격 반영이 더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며 "정부와 정유사, 주유소가 함께 고통을 분담하며 위기를 극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고가격제로 인한 정유사의 손실 보전 방식에 대해서는 "원가 산정의 객관성과 전문성을 강화해 검토할 것"이라며 "과거처럼 '횡재세' 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되, 원가와 제한적인 마진 수준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최근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등 석유화학 업체들이 나프타(납사) 수급 차질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서는 "우선 국내에서 수출되는 납사의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고 비축유 활용도 검토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납사 수입 비용 지원 방안도 업계와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유류 판매가격의 상한선을 정하는 최고가격제가 시행된 13일 서울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를 리터당 1798원, 경유를 1758원에 판매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1893.3원으로 전날보다 5.5원 내렸다. 2026.3.13 강진형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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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유소 현장에서 가격 책정 기준에 혼란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주유소 가격은 기본적으로 시장 원리에 따라 지역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면서도 "다만 최고가격제 시행 취지에 맞춰 정유사 직영점과 알뜰주유소, 일반 주유소가 함께 협조하기로 한 만큼 별도의 세부 가이드라인 없이도 현장에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고가격제 시행과 함께 범부처 합동 점검단 운영을 강화하고 가격 담합, 유가보조금 부정수급, 세금 탈루 등 불공정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할 계획이다. 범부처 합동점검단은 산업부와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국세청 등 관계부처와 서울시·경기도, 한국석유공사·한국석유관리원 등으로 구성된다.
점검단은 최근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시장 교란 가능성에 대응해 3월 6일부터 고위험 주유소를 중심으로 집중 점검을 실시했다. 그 결과 800회 이상의 현장 단속을 통해 20건의 불법 행위가 적발됐다. 정부는 앞으로도 수급 불일치, 과다·과소 거래, 소비자 신고가 많은 주유소 등 불법 유통 위험군을 대상으로 월 2000회 이상의 현장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전국 주유소 평균 휘발유 가격은 리터당 약 1893원, 경유 가격은 약 1911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휘발유 가격은 최근 사흘 연속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경유 가격은 휘발유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김 장관은 회의 이후 SK에너지 본사를 찾아 정유사 임원들과 차담회를 갖고 안정적인 생산과 공급 관리를 요청했다. 그는 "최고가격제가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정유업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안정적인 석유제품 생산과 공급 관리에 계속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이어 마포 지역의 한 주유소를 방문해 현장 가격 동향도 점검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장보경 기자 jb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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