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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4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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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수분해] 초대형 선박도 우선 '주차연습'부터…해양인력 양성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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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해양수산연수원, 교원 100여명에 100여개 교육 과정 운영

    선원 부족 속 일반인 선원 양성 확대…북극항로 인력도 준비

    [※ 편집자 주 = 부산으로 이전한 해양수산부가 올해 출범 30주년을 맞았습니다. 바다 안전부터 해양 연구까지 다양한 분야에 걸쳐 해양수산 행정을 펼치고 있지만 그 역할과 중요성은 쉽게 드러나지 않습니다. 연합뉴스는 해양수산부와 소속 기관의 업무를 하나씩 '분해'해 살펴보는 기획 기사를 매주 1차례 송고합니다.]

    연합뉴스

    시뮬레이션용 조타실에 펼쳐진 스크린
    [촬영 박성제]


    (부산=연합뉴스) 박성제 기자 = "선수에 있는 예선, 밀어주세요."

    지난 11일 오후 부산 영도구에 있는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연수원 건물 안에 마련된 시뮬레이션용 조타실에서는 부산 감천항이 360도 대형 스크린으로 펼쳐져 있었다.

    선장과 2등 항해사, 3등 항해사 등 교육생 3명은 30만t급 초대형 선박을 항만에 접안시키는 상황을 가정해 조종 훈련을 진행하고 있었다.

    조타실 중앙에 선 교육생이 조종 장비를 움직이자 화면 속 선박이 천천히 항만으로 다가갔다.

    그는 곧 무전기를 들어 예선 역할을 맡은 교수에게 지시를 내렸다.

    통제실에서 무전을 들은 교수는 실제 항만에서 예선이 선장의 지시에 맞춰 움직이듯 장비를 조작했다.

    이날 교육에서는 세 명의 교육생이 번갈아 선장 역할을 맡아 접안 과정을 직접 수행했고, 모든 과정은 영상으로 기록됐다.

    실습이 끝난 뒤에는 교수와 함께 녹화 영상을 다시 보며 지시가 적절했는지, 조종 과정에서 놓친 부분은 없는지 하나씩 짚어봤다.

    현장을 지휘한 교수는 "항만과 풍속, 풍향 등을 설정해 상황별 시나리오를 구성한 뒤 훈련을 진행한다"며 "통제실에 있는 교원이 때로는 관제사, 도선사, 인근 선박의 선원 역할 등을 수행하며 교육에 참여한 선원들을 보조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시뮬레이션용 조타실에 펼쳐진 스크린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평생을 바다에서 일하는 선원에게도 꾸준한 교육 필수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해기사 면허를 가지고 일하는 선원 수는 2만8천여명.

    해기사(海技士)는 항해사, 기관사, 통신사 등 선박의 운항과 안전, 통신을 담당하는 간부 선원이다.

    이들을 비롯한 해양수산 인력을 교육하고 훈련하는 곳이 한국해양수산연수원이다.

    교원 100여명이 선종, 직급에 맞춰 구성된 100개가 넘는 교육 과정을 운영한다.

    법적으로 의무화된 교육도 있지만, 선원들의 업무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선사 등 관련 업계에서 교육을 요구하기도 한다.

    연합뉴스

    훈련 받는 선원들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수원의 시작은 우리나라가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1960년대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정부는 원양어업과 해운 산업을 국가 경제 성장의 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전문 선원 인력 양성에 나섰고 이 과정에서 연수원이 설립됐다.

    원양어업을 통해 외화를 벌어들이고 해양산업 기반을 확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며, 이후 단순한 훈련소를 넘어 어업과 해운 분야의 체계적인 선원 교육기관으로 발전했다.

    현재 연수원은 해기사·도선사·선박안전관리사·수산질병관리사·산지 경매사 등 5개 분야의 국가기술자격 검정 업무도 수행한다.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하는 북극항로 개척에 필요한 인력 역시 이곳에서 양성한다.

    강석용 연수원 교육기획실장은 "기존 선원들이 선박 조종 시뮬레이터를 통해 북극항로에서도 항해할 수 있도록 재교육받을 예정"이라며 "관련 예산을 확보해 조만간 장비 구축과 선원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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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 받는 선원들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통상 선원은 해양대나 해사고 등 관련 교육기관에서 필요한 교육 과정을 이수한 뒤 해기사 면허를 취득해야 한다.

    그런데 최근 선원 인력 부족이 심화하면서 연수원은 일반인을 선원으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인 '오션폴리텍' 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오션폴리텍 과정은 상선 3급, 5급과 어선 5, 6급 등으로 나뉘며 매년 선발 규모는 산업계 수요에 맞춰 결정된다. 교육 기간은 수개월에서 1년가량이다.

    직업의 전문성과 국비 지원 혜택 덕분에 올해 상선 과정 경쟁률은 5대 1을 기록했고, 상선 3급 항해 과정은 8대 1로 역대 최고 경쟁률을 보였다.

    강 실장은 "고령 등으로 구직이 어려운 경우에는 연수원 교원들이 직접 나서 취업을 연계하기도 해 지금까지 교육생 모두가 취업에 성공했다"며 "이를 통해 바다로 나간 선원들의 승선 유지율도 70%대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성과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 과정을 거쳐 새로운 해양 전문가로 성장한 사례도 있다.

    울산항에서 활동 중인 송형준 도선사는 원래 법학을 전공했지만 2002년 상선 3급 과정에 입교한 뒤 20년 동안 40여개국, 130개가 넘는 항만을 누비며 경력을 쌓았다. 이어 도선사에 도전해 성공했다.

    전영재 연수원 교육기획실 과장은 "송 도선사는 많은 교육생에게 '비전공자도 노력하면 최고의 해양 전문가가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준 사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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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훈련 받는 선원들
    [한국해양수산연수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수원은 친환경 규제 강화와 디지털 기술 도입 등 변화하는 해양산업 환경에 맞춰 교육 과정도 확대할 계획이다.

    국제적으로 선박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 연료와 에너지 효율 운항 등 새로운 분야의 교육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연수원 관계자는 "기본적인 해기 교육뿐 아니라 시뮬레이터 기반 실습 교육, 친환경 선박 운항, 새로운 해사 규정 대응 등 미래 해운 환경에 필요한 교육을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psj1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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