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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4 (토)

    ‘순교자’ 된 이란 초등학생···미군 오폭, 무엇이 문제였나[美-이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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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초교 폭격 사건, 미군의 오폭 예비 조사 결과 나와

    피해 초교는 과거 이란 혁명수비대가 사용했던 기지

    업데이트 안 된 표적 데이터로 미군 공격 목표 오류 가능성

    佛 정치학자 “AI 알고리즘 추전 잘못됐을 가능성도 있어”

    국제인권단체, 전쟁범죄 여부 거론하며 독립적 조사 촉구

    서울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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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란 여자초등학교 폭격이 미군의 오폭이라는 예비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미국이 궁지에 몰리게 됐다. 국제사회에서는 전쟁범죄 여부까지 거론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을 시작한 첫 날인 지난 달 28일 발생했다. 당시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 미나브에 있는 샤자라 타이예베 초등학교가 폭격을 당하면서 이 학교에서 수업을 받던 어린 학생 등 민간인이 최소 175명이 사망했다. 사망자 중 학생은 150여명이다. 당시 부상자가 100명 가까이 이르는 점을 감안하면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이란의 새로운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2일(현지 시간) 국영TV 앵커 대독을 통해 초등학교 폭격으로 사망한 학생들을 ‘순교자’라고 표현하면서 “적에게 보상을 얻어내야 한다. 그들이 보상을 거부하면 그들의 자산을 똑같이 빼앗고 쳐부술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란 언론들은 ‘새 최고지도자가 순교자의 피에 대한 복수를 선언했다’라는 제목으로 관련 보도를 쏟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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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란 초등학교 폭격이 미군의 표적 설정 오류 때문일 수 있다는 예비 조사 결과가 나왔다고 11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또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 핵심 관계자들을 인용해 “폭격당한 초등학교 건물이 과거에는 인접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군사기지의 일부였다”며 “미 국방정보국(DIA)이 제공한 예전 자료를 바탕으로 미 중부사령부(CENTCOM)가 해당 초등학교를 공격 좌표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미국이 공격 작전을 신속히 진행하면서 데이터 검증을 소홀히 했다는 것이다. 피해 초등학교 부지는 IRGC 해군이 사용하던 옛 부지였고, 학교로 바뀌고 나서도 표적 데이터가 업데이트되지 않았던 것으로 미 당국과 언론들은 추정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13일(현지 시간) “피해를 입은 초등학교는 밝은 벽화가 그려져 있었고 이는 위성사진으로도 확인이 가능하다”며 “폭격 전부터 인터넷에서 검색할 수 있었던 여러 위성사진들에는 놀이터 표시 등이 있어 학교임을 식별할 수 있었다”고 데이터 오류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미 해병대 장교 출신인 한 국방전문가는 “미국은 이란과의 전쟁을 대비해 오랜 기간 동안 잠재적 공격 표적 목록을 보유하고 있었을 것이다”며 “이번 사건을 통해 표적 목록은 주기적으로 면밀히 검토하고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미군이 대이란 공습작전에서 인공지능(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는 만큼 이번 초등학교 폭격은 AI 오류일 수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WP는 “이란 공습작전에서 AI는 목표물 제안 및 위치 좌표 제공을 하며 중요도에 따라 목표물의 우선 순위를 정했다”고 보도했다. 또 프랑스의 로르 드 루시-로슈공드 정치학자는 르몽드 기고에서 “위성 이미지 분석 오류, 학교가 IRGC 기지와 가까이 있어 AI 알고리즘 추천이 잘못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군사적 효율성이라는 미명 아래 이미 인간성에 영향을 미치는 선택을 기계에 위임하기 시작한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 미 조사관들은 인적 오류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AI 등 신기술 정보 수집 체계가 오류의 원인인지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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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먼라이츠워치(HRW) 등 국제 인권단체들은 이번 사건에 대해 전쟁 범죄 가능성을 즉시 조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유엔 인권 전문가들도 성명을 통해 “이란 초등학교 폭격은 어린 학생들이 다수 사망한 중대한 사건으로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전쟁 등 무력충돌 상황에서 인도적 피해를 줄이기 위한 국제인도법은 학교와 병원 등 민간시설을 특별보호 대상으로 규정하고 군사적 공격은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사건 초기 초등학교 공습은 이란이 저지른 짓이라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국제적인 비난을 샀다. 공습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는 토마호크 미사일은 미군과 소수 동맹군만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그 문제에 대해 충분히 알지 못한다”며 “사건 조사 결과를 수용하겠다”면서 기존 입장을 철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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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당한 ‘트럼프식’ 퇴장, 그런데 종료 버튼은 이란이 쥐고 있다?

    김정욱 기자 mykj@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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