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철학자 위르겐 하버마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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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독일을 대표하는 철학자이자 한국 시민사회에도 깊은 영향을 끼친 위르겐 하버마스가 96세로 별세했다.
독일 dpa통신은 14일(현지시간) 하버마스가 바이에른주 슈타른베르크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하버마스는 한국의 민주화 과정과 분단 현실에 꾸준히 관심을 가져왔다.
1996년 첫 방한 당시 서울대 등에서 강연을 열며 한국 시민사회 운동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고, 그의 ‘공론장’ 개념은 1980년대 민주화 이후 지식인들에게 시민사회가 민주주의의 핵심임을 일깨워주었다.
이 방문은 한국 지식인 사회에 ‘하버마스 열풍’을 불러왔으며, 이후 ‘공론장의 구조변동’, ‘의사소통 행위이론’ 등 주요 저작들이 대부분 한국어로 번역 출판됐다.
독일 통일 과정을 지켜본 그는 한국의 분단 상황에도 꾸준히 제언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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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자유롭고 민주적인 절차를 바탕으로 한 ‘헌법 애국주의’에 의한 통합을 강조했는데, 이는 나치 독일을 겪으며 민족주의적 애국심의 위험을 반성한 결과였다.
2024년 독일 자택을 방문해 가장 최근까지 교류한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15일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지난해 12월 하버마스 박사에게 긴 편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어 건강이 좋지 않음을 직감했다”며 “그의 아내가 70년간 해로하다 지난해 6월 먼저 세상을 떠났고, 역사학자였던 막내딸도 2023년에 별세했다”고 전했다.
한 교수는 “1996년 하버마스 박사 방한 당시 김대중 총재가 머물던 호텔을 찾아가 한 시간가량 햇볕정책과 국제질서에 대해 깊은 대화를 나눴으며, 이후 김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그의 생일마다 독일 대사관을 통해 난을 보내며 친분을 이어갔다”고 회고했다.
당시 2000명을 수용하는 서울대 문화관에서 열린 그의 강의에는 입추의 여지 없이 청중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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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하버마스 박사는 햇볕정책이 힘에 의한 흡수 통일이 아니란 점에서 지지했으며 김 전 대통령과 교감을 나누었고 그러한 입장을 일관되게 지켰다”면서 “민주화 이후 시민운동이 지나치게 권력화되는 것을 경계하는 등 한국 시민사회 발전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고 돌아봤다.
하버마스는 시민운동에서 합리적 의사소통을 통해 형성되는 공론장의 기능을 특히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제자인 송두율 독일 뮌스터 대학 교수가 2003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되자 탄원서를 보내는 등 구명 운동에도 앞장섰다.
한 교수가 이사장으로 활동하는 중민재단은 오는 5월 29일 서울대에서 하버마스의 학문 업적을 기리는 국제 학술대회를 연다.
‘하버마스의 유교, 불교 연구와 동서양 문명대화의 미래’를 주제로 열리는 학술대회는 하버머스의 방한 30주년을 기념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방한 당시 하루 종일 여러 분야 전문가들과 벌였던 열띤 대화를 녹음한 테이프가 최근 발견되면서 30년 전 토론을 재구성한 단행본도 발행된다.
윤창수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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