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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리나라 등 5개국을 콕 집어 원유 수송선 호위를 위해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보내 달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시도로 영향을 받는 국가들은 미국과 함께 해협을 개방되고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군함을 보낼 것”이라며 한국·중국·일본·영국·프랑스 등 5개국을 지목했다. 미국이 우방국에 관세 부과에 이어 전쟁 리스크까지 분담하자며 ‘안보 우산’ 청구서를 내민 모양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미 간에 긴밀하게 소통하고 신중히 검토해 판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2020년 1월부터 호르무즈해협에서 한시적 상선 호위 작전을 폈던 청해부대의 파견 여부가 저울질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 정부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거절하기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양국 간 현안이 된 주한미군 현대화 및 관세·통상 이슈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최근 북한 핵·미사일 증강 위협으로 한미 결속이 더 중요해진 점도 우리로서는 경시할 수 없다. 또 국내 수입 원유의 약 70%는 호르무즈해협을 지난다. 해당 수송로 보호는 우리 경제·안보 이익에도 직결된다. 하지만 현재 호르무즈에서는 미 군함마저 위협받을 정도로 전황이 악화됐다. 우리 구축함을 이란 근해에 밀어 넣었다간 피격될 위험이 있다. 또 중동 전후 질서와 이란 재건 사업을 고려하면 이란을 성급하게 적으로 돌려서도 곤란하다.
정부는 국익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한미 동맹 간 협력을 지속할 수 있도록 균형감 있는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군함 파견을 검토하더라도 국제 규범 및 중동 우호 관계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게 평화적·방어적 상선 보호 임무로 한정해야 한다. 또 영국·프랑스·일본 등 다국적군 구성 가능성도 거론되는 만큼 우방국 동향을 면밀히 주시할 필요가 있다. 이란전이 지상전이나 중동 분쟁으로 비화되면 미국이 지상군 파병을 요청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 정교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 소모적 국론 분열을 막으려면 어떤 결론을 내든 여야 합의와 국민 동의를 거쳐야 할 것이다. 청해부대의 다국적군 파견이 아닌 단독 작전 범위 확대라면 국회 비준 동의를 거치지 않아도 되지만 그런 경우에도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전제돼야 한다.
논설위원실 opini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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