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전경 ⓒ 뉴스1 |
2021년 서울 강남의 한 생활형숙박시설(생숙)을 분양받은 사람들이 시공사를 상대로 ‘주거용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했으나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은 이들이 생숙은 주택과 다르다는 첨을 알고 계약한 것으로 판단했다.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지난 1월 29일 주모씨 등 4명이 서초로이움지젤 시행사인 더지젤을 상대로 제기한 부당이득반환 청구 소송에서 계약금을 돌려주라고 한 원심 판결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6일 밝혔다.
주씨 등 4명은 2021년 1~2월 더지젤과 서초로이움지젤 분양 계약을 맺었다. 서초로이움지젤은 지하 5층·지상 18층 규모로, 생활형숙박시설 408실과 근린생활시설 7실로 구성돼 있다. 4명은 총 3개 호실을 계약했고, 분양가는 4억2715만~8억1405만원이었다. 이들은 계약금과 중도금으로 2억9901만~5억6982만원을 더지젤 측에 납부했다.
이들이 계약하기 전인 같은 해 1월 14일, 국토교통부는 생숙이 불법·편법으로 주택 용도로 사용되는 사례가 늘어나자 생숙 분양 공고 때 ‘주택사용 불가·숙박업 신고 필요’ 문구를 명시하는 내용의 입법예고를 했다. 이후 건축법 시행령은 같은 해 5월 4일 개정됐다.
주씨 등은 더지젤 측이 생숙인 이 건물을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홍보했고, 자신들은 실거주 가능성을 착오한 상태에서 분양 계약을 체결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지젤이 부당이득인 계약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주씨 등의 청구를 기각했다. 1심 재판부는 “더지젤 측 홍보 자료는 이 건물이 주택과 다른 생숙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며 “공급 계약에서도 이 건물이 주택에 해당하지 않는 점을 여러 차례 명시하고 있어 주씨 등의 착오가 더지젤로부터 유발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2심은 더지젤이 주씨 등 4명에게 2000만~8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더지젤은 광고나 분양대행사 직원의 상담 등을 통해 ‘이 건물에 실거주할 수 있다’고 광범위하게 홍보했다”며 “생숙을 숙박업 외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이 금지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 상황에서도 이를 주씨 등에게 고지하지 않아 착오를 유발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판단하라고 했다. 대법원은 “이 건물에 관한 블로그 등 분양 홍보물에 ‘주거’, ‘거주’ 등의 문구가 일부 사용되기는 했다”면서도 “동시에 ‘법적 용도는 숙박시설’ ‘숙박업, 부동산 임대업’ ‘종부세·양도세 중과 배제’. ‘1가구 2주택 무관’ 등의 문구로 일반 주거용 건축물과 차이가 있다는 정보 역시 비교적 상세히 제공됐다”고 봤다.
또 “계약 당사자들은 이 건물을 주거 용도로 사용할 수 없음을 인식한 상태에서 계약을 체결했다고 보는 것이 사회 일반의 상식에 부합한다”고 했다. 계약서에 ‘생활형숙박시설 이외의 용도로 사용함에 따라 발생하는 불이익은 원고들의 부담’이라고 기재돼 있다는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손덕호 기자(hueyduck@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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