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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KAIST "꿈의 메모리 구현, '오비탈' 자성 제어로 실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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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도체 속 전자의 회전 성질인 '스핀(spin)'을 대신해 '오비탈 교환상호작용(Orbital exchange interaction)'으로 자성을 제어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제시했다. 오비탈 교환상호작용은 전자가 원자핵 주위를 돌며 형성하는 궤도(오비탈)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자석의 방향과 성질을 조절하는 현상이다. 이를 적용하면 스마트폰과 노트북의 발열 문제를 줄이고 전력 소모가 적은 '꿈의 메모리' 구현도 가까워질 것으로 기대된다.

    KAIST는 물리학과 이경진 교수와 연세대 물리학과 김경환 교수 공동연구팀이 전자의 '오비탈 교환상호작용'을 이용해 자성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새로운 이론 체계를 세계 최초로 정립했다고 16일 밝혔다.

    아시아경제

    (좌측부터) KAIST 이근희 박사,김경진 교수,연세대 김경환 교수. KA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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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간 차세대 메모리 연구는 전자의 '스핀'에 집중됐다. 스핀은 전자가 '작은 팽이처럼 스스로 회전'하며 만들어내는 성질로 회전 방향에 따라 정보를 저장한다. 이때 전자는 원자의 중심에 있는 원자핵 주위를 맴돌며 '오비탈'이라는 궤도 운동을 함께 한다.

    공동연구팀은 연구에서 전류가 흐를 때 발생하는 전자의 오비탈 에너지가 자성체의 오비탈과 직접 상호작용하며 정보를 전달한다는 원리를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이를 통해 기존 스핀 방식보다 효율적으로 자석의 성질을 바꿀 수 있음을 확인했다.

    연구의 가장 큰 성과는 전류가 단순히 자석의 방향만 바꾸는 게 아니라, 자석이 특정 방향을 선호하는 성질과 회전 특성 등 고유한 물성 자체를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밝혀냈다는 점이다.

    특히 공동연구팀은 오비탈을 이용한 제어 효과가 스핀 기반의 방식보다 강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향후 반도체 소자에서 스핀 대신 오비탈이 핵심 역할을 하는 '오비탈 기반 전자소자' 시대를 열어갈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효과를 실제 실험에서도 측정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제시, 향후 산업계의 기술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학계에서 관심 받는 '교자성(Altermagnet)' 물질에 이 원리를 적용할 수 있는 점도 눈여겨볼 지점이다.

    교자성은 원자 속 전자의 스핀이 서로 다른 방향에서 규칙적으로 배열된 새로운 형태의 자성 물질을 의미한다. 겉으로는 자석처럼 보이지 않지만, 전자의 움직임에는 큰 영향을 준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교자성은 전자의 상태를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어 메모리 제어와 고속·저전력 반도체 소자 개발에 유리한 물질로 주목받는다. 같은 맥락에서 공동연구팀이 정립한 새로운 이론체계는 미래형 논리 소자와 메모리 소자 개발을 위한 강력한 이론적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근희 KAIST 박사는 "이번 연구는 전류로 자성을 제어할 때 반드시 '스핀'에만 의존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사례"라며 "전자의 궤도 운동인 오비탈로 자성을 이해하고 제어하는 새로운 관점은 차세대 초고속·저전력 메모리를 개발하는 데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이근희 KAIST 박사가 제1 저자로, 연세대 김경환 교수와 KAIST 이경진 교수가 공동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논문)는 지난달 2일 국제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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