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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6 (월)

    설탕부담금, 또 다른 세금 아닌 국민건강 위한 정책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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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상기 기자]
    라포르시안

    [라포르시안] 정부와 시민사회가 추진 중인 '설탕과다사용부담금' 제도를 둘러싸고 정책 취지와 경제적 파급효과에 대한 논의가 지속되고 있다. 국민 건강을 위해 첨가당 사용을 줄이자는 취지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지만, 물가 상승과 저소득층 부담 확대 가능성 등 현실적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다.

    시민사회와 전문가들이 참여한 '설탕과다사용부담금 민간협의체'가 지난 6일 첫 간담회를 열었다. 이날 간담회에선 설탕부담금이 단순한 세수 확보 정책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위한 정책으로 설계돼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간담회에서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회장은 설탕부담금 논의가 세금 규모나 재원 활용 문제에만 집중될 경우 국민에게 증세 정책으로 인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정화 회장은 "설탕부담금은 정부 재원 확보가 아니라 소비자와 국민의 건강한 선택을 유도하는 국민건강정책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설탕부담금은 식품에 첨가된 당류가 일정 기준을 초과할 경우 해당 제품에 부담금을 부과하는 제도다. 설탕 자체에 세금을 매기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식품 제조 과정에서 첨가당을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을 줄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목적이다. 기업이 레시피를 변경해 당 함량을 낮추면 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리포뮬레이션(Reformulation)' 방식이 핵심이다.

    이 같은 정책 모델은 이미 해외에서 활용되고 있다. 영국은 2018년 설탕음료 산업 부담금을 도입한 이후 청량음료의 평균 설탕 함량이 약 47% 감소했고, 고당 음료 상당수가 과세 기준 이하로 성분을 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랑스는 설탕뿐 아니라 인공감미료가 포함된 음료에도 부담금을 적용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탕을 무조건적인 '유해 식품'으로 규정하는 접근에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설탕은 빠르게 에너지를 공급하는 식품으로, 특히 당뇨병 환자의 저혈당 대응 등 특정 상황에서는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김미영 한국1형당뇨병환우회 대표는 설탕이 필요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은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핵심은 설탕의 존재 자체가 아니라 '적절한 섭취량'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쟁점은 대체당이다. 최근 칼로리를 낮춘 '제로 음료'와 저당 식품이 인기를 끌면서 인공감미료와 천연감미료 사용량이 크게 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자료에 따르면 주요 감미료 6종의 국내 생산·수입량은 2020년 3364톤에서 2024년 1만3276톤으로 약 4배 증가했다.

    하지만 일부 연구에서는 인공감미료의 장기 섭취가 건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국제암연구소는 2023년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로 분류했으며, 세계보건기구는 비당류 감미료를 체중조절 목적으로 장기간 사용하는 것을 권고하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설탕뿐 아니라 대체당으로 단맛을 강화한 가공식품도 정책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한다. 단맛 자체에 대한 사회적 의존도를 낮추는 것이 장기적인 건강 정책의 목표라는 것이다.

    다만 설탕부담금 도입이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주요 쟁점이다. 식품 제조업체가 부담금을 제품 가격에 전가할 경우 음료나 가공식품 가격이 상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가격 민감도가 높은 저소득층 소비자에게 부담이 집중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일부 연구에서는 설탕세가 건강 불평등을 줄이기보다는 오히려 소비자 부담을 늘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가공식품 소비 비중이 높은 저소득층일수록 정책 영향을 크게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요소다. 이에 따라 정책 도입 과정에서 건강 형평성 문제를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지적된다.

    일각에선 부담금으로 확보된 재원을 건강식품 접근성 확대나 영양 교육, 공공 급식 개선 등에 사용해야 정책의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설탕부담금 제도가 효과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투명한 정책 설계와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특히 부담금 기준과 적용 대상, 재원 사용 방식 등을 결정하는 과정에 정부뿐 아니라 기업, 소비자단체, 환자단체, 학계 등이 참여하는 독립적인 의사결정 구조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정책 효과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마련해 실제로 국민 건강 개선에 기여하는지를 지속적으로 검증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설탕부담금 논의는 단순한 세금 정책이 아니라 식품 산업 구조와 국민 식습관을 바꾸는 장기적인 건강 정책이라는 점에서 정교한 설계가 요구된다. 건강 증진이라는 목표와 소비자 부담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향후 정책 논의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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