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9개국에 미사일·드론 공격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에너지 공급 충격
전쟁 장기화 땐 걸프 주식·부동산 자금 이탈 가능성
투자자들 분산 투자 검토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항구를 떠나는 화물선.출처=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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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도쿄=서혜진 특파원】미국·이스라엘과 이란간 전쟁으로 아시아 투자자들이 중동에 대한 투자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닛케이아시아가 16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두바이 등의 안전자산 이미지가 훼손되면서 전쟁이 끝나더라도 투자 심리가 상당 기간 위축될 것으로 내다봤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이번 전쟁은 아시아 기업 및 투자자들이 중동을 새로운 성장 거점으로 삼으려는 움직임이 확대되는 시점에 발생했다.
최근 두바이국제상공회의소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두바이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 가운데 46.9%가 아시아 기업이었다. 이는 다른 중동국가나 독립국가연합(CIS, 옛 소련권 국가)보다 많은 수준이다.
그러나 이란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아시아 투자자들은 중동 투자 포지션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 이후 이란은 바레인, 사이프러스, 이라크, 이스라엘, 요르단, 쿠웨이트,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을 상대로 탄도미사일과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또한 세계 석유·가스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했다.
미국 컨설팅업체 아시아그룹의 조지 첸 파트너는 "최근 홍콩 은행 및 법률회사에 두바이로 이주했던 부유층 고객들이 안전을 이유로 홍콩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폭격과 무인기 공격을 경험한 공포감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시아 투자자들로부터 안전한 투자처로 여겨졌던 UAE를 언급하며 "투자자 신뢰를 빠르게 회복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UAE, 특히 두바이의 부동산 시장은 지난 10년간 아시아 자금 유입의 큰 혜택을 받아왔다. 글로벌 부동산 회사인 나이트프랭크가 지난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동아시아 고액자산가 가운데 약 19%가 향후 2~3년 안에 두바이 부동산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홍콩 자산운용사 애드미럴티자산운용의 장클로드 크네벨러 전무는 투자자들이 자산 분산을 고민해야 할 시점이라며 "다른 지역이나 다른 자산에 투자 비중을 옮길 시기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수익성이 높은 시장 중 하나였던 UAE 부동산 시장도 신규 공급 증가로 올해 이미 가격 조정이 예상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일부 전문가들은 '안전한 투자처'라는 UAE의 이미지가 이미 훼손됐다고 분석한다. 미국 싱크탱크인 아랍걸프국가연구소의 야세르 엘셰스타위 연구원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언급하며 "당시 외국인들이 대거 두바이를 떠나고 대형 부동산 프로젝트가 중단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급락했다"며 "회복에는 수년이 걸렸고 대규모 정부 지원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바이나 최근 성장 중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수도 리야드에서는 부동산이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안전성과 정치적 안정성에 대한 인식에 기반한 성장 엔진 역할을 한다"며 "이러한 인식이 흔들리면 자본은 매우 빠르게 움직인다"고 지적했다.
걸프 지역 주식시장으로 향하는 투자 자금도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고 닛케이아시아는 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비전 2030' 정책 아래 부동산과 주식 시장을 개방하며 외국인 투자를 적극 유치해 왔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투자자들이 관망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두바이 금융서비스 기업인 스코프마켓츠의 모하나드 야쿠트 선임 분석가는 "일본과 중국 기관투자자들이 안정적인 투자 거점으로 여겨왔던 걸프 지역으로의 주식 자금 흐름이 재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외국인 직접투자에 대해서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며 분쟁이 장기화되더라도 사우디의 경제개혁 프로젝트와 같은 전략 산업 관련 투자는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 경제 분석기관인 이코노미스트인텔리전스유닛은 중국의 중동 투자 역시 큰 틀에서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국가들이 석유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경제 다각화 정책을 계속 추진하는 한 중국 기업들은 건설 프로젝트 등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이라크를 제외한 대부분 중동 국가들은 비교적 낮은 안보 위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이 기관은 평가했다.
sjmary@fnnews.com 서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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