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에서 찾은 경남의 독립영웅들’ 특별전 개최
국립창원대 박물관, 한인 묘지 1500기 전수조사 성과
월급 3배 쾌척·‘사진신부’ 등의 헌신도 재조명
백범 김구 “하와이 동포 없었다면 임시정부도 없었을 것”
하와이 현지에서 발견된 의령 출신 독립운동가 조기연 선생의 묘비가 잡풀 속에 방치돼 있다. 거액의 독립자금을 기탁하며 헌신했으나 관리의 손길이 끊긴 상태다. [국립창원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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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창원)=황상욱 기자] 하와이 사탕수수밭의 고된 노동 속에서도 시멘트가 굳기 전 손가락으로 고향 ‘경남’을 새겨 넣었던 무명 영웅들의 실체가 120년 만에 드러났다. 경남대표도서관과 국립창원대학교는 오는 18일부터 도서관 전시실에서 ‘하와이에서 찾은 경남의 독립영웅들’ 특별전을 공동 개최한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국립창원대 박물관 ‘한인 디아스포라 발굴조사단’이 하와이 전역의 한인 묘지 1500기를 전수 조사해 거둔 학술적 결실이다. 조사단은 이번 프로젝트를 통해 지금까지 묘비를 확인하지 못해 잊혔던 인물 중 경남 출신 11명의 신원을 새롭게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
특히 창원 웅천 출신의 주자문 선생은 1919년 3·1 운동 소식을 접하고 당시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의 한 달 평균 월급인 15달러의 세 배가 넘는 50달러를 기부한 사실이 밝혀졌다.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약 1000만원에 달하는 거금으로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도 조국 독립을 위해 모든 것을 쏟았음을 보여준다.
마산 창신학교 출신 김화진 선생의 경우 그가 남긴 일기에서 창신학교 교가가 확인돼 교계와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조사단이 확보한 일기 속 교가 가사는 실제 학교 기록과 완벽히 일치해 그가 경남 출신임을 확증하는 결정적 근거가 됐다.
또한 이번 전시는 1910년대 중반부터 건너간 ‘사진 신부’ 여성들의 삶에도 주목했다. 남해 출신 임야물 선생은 현지에서 김치를 만들어 판 수익금으로 독립자금을 지원했으며, 그의 아들은 하와이 카운티 시장을 3선 역임한 해리 킴(Harry Kim)으로 확인됐다.
미주 최초 한인 대법관인 문대양(Ronald Moon)의 할머니 안보옥 여사 역시 밀양 예림리 출신의 ‘사진 신부’였음이 가계도 조사를 통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헌신은 백범 김구 선생의 기록을 통해서도 그 무게가 증명된다. 김구 선생은 ‘백범일지’를 통해 “하와이 동포들이 노예와 같은 고된 노동 속에서 아끼고 모아 보내준 성금이 없었다면 상해 임시정부의 존립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그 정성이 있었기에 이봉창, 윤봉길 의사의 의거도 가능했다”고 깊은 감사를 표했다.
이번 전시는 백범이 그토록 고마워했던 ‘무명 영웅’들이 바로 경남의 선조들이었음을 입증하는 역사적 현장이다.
김주용 국립창원대 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일제 감시 탓에 평생 이름을 숨겨야 했던 영웅들의 삶을 기록으로 복원해 의미가 깊다”고 전했다.
강순익 경남대표도서관장은 “경남 출신 독립운동 인물들에 집중한 국내 최초의 전시로, 경남의 역사가 독립운동의 핵심 줄기였음을 증명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시는 이달 18일부터 4월 19일까지 경남대표도서관 본관 1층에서 열리며, 도민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매주 금요일은 휴관이며, 자세한 사항은 도서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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