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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3.17 (화)

    [양현상 칼럼] 국방 AI의 진짜 승부처, 모델 아닌 데이터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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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현상]
    AI타임스

    국방 AI를 둘러싼 논의가 한 단계 성숙하고 있다. 이제 질문은 "AI를 도입할 것인가"가 아니다. 진짜 질문은 "어떤 데이터, 어떤 보안, 어떤 운영체계 위에서 AI를 전력화할 것인가"다.

    최근 국방부가 국방AX, 2026 AI 사업, 유·무인 복합 실증, 민간기업의 국방데이터 접근성 개선을 주요 의제로 제시한 것은 이런 변화를 보여준다. 군·산·학 협력센터, 국방데이터 카탈로그, GPU 기반 안심존 구상도 같은 맥락이다. 국방 AI는 더 이상 기술 시연이 아니라 국가 차원의 디지털 전력 인프라 사업이 되고 있다.

    여기서 버려야 할 환상이 있다. 국방 AI의 경쟁력은 '좋은 모델 한 개'에서 나오지 않는다. 전장에서는 데이터가 부족하고 민감하며, 환경은 계속 바뀐다. 민간의 범용 AI를 그대로 들여온다고 전투력이 되지 않는 이유다. 핵심은 데이터를 얼마나 안전하게 모으고, 표준화하고, 학습시키고, 전장에 배포하고, 다시 갱신할 수 있느냐다. 결국 국방 AI의 본질은 알고리즘 경쟁이 아니라 데이터·보안·연산·배포를 통합하는 인프라 경쟁이다.

    이때 데이터센터는 단순한 서버실이 아니다. 감시정찰, 지휘통제, 정비, 군수, 무기체계 운용 데이터를 묶는 데이터 계층이자, 폐쇄망에서도 작동하는 보안형 학습환경이며, 중앙의 학습과 전술 현장의 추론을 잇는 배포 체계다. 장애가 발생해도 임무를 지속할 수 있는 복구 체계까지 포함해야 한다. 다시 말해 국방 AI 데이터센터는 건물이 아니라 전투력을 떠받치는 구조다.

    미국은 이 점에서 앞서 있다. 공통 데이터 플랫폼과 전술 AI 체계를 연결하고, 클라우드·데브섹옵스(DevSecOps : 개발,보안, 운영)·제로트러스트를 결합해 개발부터 배포, 운용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돌리고 있다. 강점은 모델 자체보다 배포 속도와 제도화 수준에 있다. NATO의 접근은 또 다르다. 여러 동맹국의 상이한 체계를 연결해야 하는 만큼 GPU 규모보다 상호운용성, 데이터 표준, 연합망 보안, 시험·검증을 더 중시한다. 핵심은 거대한 중앙 서버가 아니라 서로 다른 시스템이 함께 작동하는 논리적 통합 구조다.

    한국의 기회는 아직 미국처럼 완성된 통합 플랫폼도, NATO 수준의 표준 체계도 없지만, 바로 그만큼 설계 여지가 크다. 이제는 정찰 AI, 정비 AI, 지휘 AI를 따로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감시정찰-판단-지휘결심-타격-사후분석이라는 임무 흐름 전체를 데이터 구조로 설계해야 한다. 군은 "AI 과제가 몇 개인가"보다 "작전개념이 얼마나 데이터 구조로 번역됐는가"를 물어야 한다.

    방산기업은 앞으로 군이 원하는 것은 데모를 잘하는 기업이 아니다. 폐쇄망 학습환경, 보안형 데이터 파이프라인, 저전력 엣지 추론, 이기종 체계 연동, 지속 업데이트, 디지털 트윈 검증까지 묶어 제안할 수 있는 기업이 살아남는다. 국방 AI 시장의 본게임은 애플리케이션 경쟁이 아니라 스택 경쟁이다. GPU, 스토리지, 데이터 카탈로그, 머신 러닝 오퍼레이션(MLOps:기계학습 운영), 보안, 전술 통신 연계까지 통합 역량을 갖춘 기업이 장기 우위를 잡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국방 AI의 승부는 누가 더 큰 모델을 먼저 들여오느냐에 있지 않다. 진짜 승부는 누가 먼저 국방형 데이터센터 체계를 완성하느냐에 달려 있다. 데이터를 모으고, 지키고, 학습시키고, 배포하고, 검증하고, 복구하는 구조가 갖춰질 때 AI는 비로소 전투력이 된다. 국방 AI의 미래는 모델 안이 아니라, 그 모델이 살아 움직일 인프라의 완성도 안에 있다.

    양현상 전문위원 yhs10386@ai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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