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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니=뉴스핌] 권지언 특파원 = 미국과 이스라엘이 2주간의 공습으로 이란 해군을 사실상 궤멸시키고 미사일 비축량을 파괴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선언'은 아직 요원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15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를 너무도 선언하고 싶어하지만,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 능력과 고농축 우라늄 440kg이라는 두 장의 카드를 여전히 쥔 채 버티고 있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 이란의 첫 번째 카드: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란이 손에 쥔 첫 번째 카드는 호르무즈 해협이다. 이 해협은 사우디아라비아·이라크·쿠웨이트·아랍에미리트 등 주요 산유국의 원유가 통과하는 세계 에너지 공급의 핵심 길목이다.
중동연구소 선임연구원 브라이언 카툴리스는 전쟁 이전까지만 해도 이란의 해협 봉쇄 위협은 "항상 존재하지만 배경에 있는 전략적 위험" 수준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그는 "지금은 훨씬 더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위협이 됐다. 이 정권은 더 예측 불가능해졌고 언제든 해협에서 공격을 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화요일 해협 인근에서 기뢰를 설치하던 이란 선박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공격은 전통적으로 미국의 동맹국이자 미군 기지를 보유한 페르시아만 국가들에도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에너지 시장의 타격은 이미 가시화됐다. 미국-이스라엘 공습이 시작된 이후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25% 급등했고, 농부들은 비료 가격 상승에 직면했으며 미군 사망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백악관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이 공격 계획에서 항상 고려된 시나리오였다고 밝혔지만, 전쟁 개시 이후 해협을 완전히 안전하게 유지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지금 해협 통항을 막고 있는 유일한 것은 이란이 선박을 향해 발포하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사실상 교착 상태를 인정했다.
◆ 이란의 두 번째 카드: 고농축 우라늄 440kg
이란이 꺼내 들 수 있는 또 다른 카드는 핵이다.
이란은 미국과 동맹국들이 약 440kg으로 추정하는 고농축 우라늄을 여전히 통제하고 있으며, 이는 정권이 미국·이스라엘의 공격을 버티는 과정에서 강력한 협상 카드가 되고 있다.
외교관들과 분석가들은 이란 지도부가 오히려 핵무기 개발에 더 강한 의지를 보일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쟁 초기 공습으로 사망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는 핵 프로그램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면서도 무기 직전 단계까지 유지하는 전략적 가치를 중시했다.
그러나 후계자인 아들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다른 계산을 할 수 있으며, 이란 안보 기구 내 강경 세력을 통제할 권위가 부족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 가스 비축량에 실제로 접근할 수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해당 용기는 6월 미국의 핵시설 폭격 이후 잔해 아래 묻혀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이란 과학자들이 이를 '더티 밤' 재료로 전환할 수 있을지도 확실하지 않다.
카툴리스는 "우리는 벌집을 건드린 셈"이라며 "상황을 오히려 더 강경하게 만들어 버렸다"고 지적했다.
◆ "내 뼛속이 느낄 때 끝난다"는 트럼프…종전 열쇠는 이란 손에
트럼프 대통령은 전장 상황을 자신이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자신한다. 그는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일정보다 훨씬 앞서 있다"며 "전쟁은 내 뼛속으로 느껴질 때 끝날 것"이라고 공언했다.
하지만 워싱턴의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르다.
수잔 말로니 브루킹스연구소 부회장은 "특정 군사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지만, 이란이 전쟁의 종료 시점을 사실상 좌우하고 핵무기 능력으로 가는 길을 여전히 유지한다면 그것은 전략적 재앙"이라고 경고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 주이스라엘 대사를 지낸 댄 샤피로 애틀랜틱 카운슬 연구원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하더라도 이란이 이를 받아들일지는 의문"이라며 "정권 교체 같은 더 큰 목표로 끌려 들어가는 이른바 '미션 크립(목표의 점진적 확대)' 상황을 피하고, 상호적인 긴장 완화로 이어지는 현명한 출구전략이 시급하다"고 조언했다.
kwonjiu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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