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환 한화시스템 전문위원 (전 공군 우주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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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걸프전이 ‘디지털 전쟁’의 시작이었다면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은 ‘상업용 우주 기술’이 전장의 판도를 바꾸는 역사적 전환점이었다. 당시 스타링크(Starlink)와 같은 민간 위성 네트워크는 전장이 물리적 공간을 넘어 궤도 상의 데이터로 연결되는 ‘제5의 전장’임을 입증했다. 그리고 현재 이란에서 벌어지고 있는 미국의 ‘에픽 퓨리(Epic Fury)’ 작전은 우크라이나에서 예고된 우주전의 양상을 더욱 파괴적이고 정밀하게 완성하는 양상이다. 인류 역사상 첫 번째 본격적인 ‘우주전(Space War)’의 막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우크라이나에서 이란으로, 우주전의 변화
우크라이나 전쟁이 민간 기업의 데이터를 활용해 전장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정보전’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이란전은 우주군(Space Force)이 직접 전술 데이터를 통제하고 타격으로 연결하는 ‘능동적 우주전’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서 입증된 상업용 위성 이미지는 이란전에서 인공지능(AI)과 결합해 수 초 만에 표적 식별과 타격 명령으로 전환되고 있다. 더 이상 은폐는 불가능하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민간 위성 통신망(Viasat)을 해킹하며 시작된 우주 위협은 이제 GPS 스푸핑(신호 기만)과 물리적 타격 위협으로 고도화되었다. 우주 인프라는 이제 가장 중요한 공격 목표이자 방어 대상이 됐다.
‘에픽 퓨리,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압도적 승기
미·이스라엘 연합군의 작전 개시 2주 만에 이란의 국방 기반이 붕괴한 것은 ‘미 우주군’의 독보적인 우주 상황 인식(SDA) 능력 덕분이다.
‘확장형 전투원 우주 아키텍(PWSA)’를 통해 저궤도(LEO)에 촘촘히 배치된 군집 위성들은 이란의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를 실시간으로 포착하고, 궤도 결정(Orbit Determination) 기술을 통해 그 궤적을 정밀 추적하고 있다. 또한 프로젝트 메이븐(Maven)의 AI 브레인은 우주에서 쏟아지는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이지스함과 전투기에 타격 표적을 하달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인간의 판단이 개입할 여지는 줄어들고, 전쟁의 속도는 기계의 연산 속도로 수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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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의 역설: 법과 윤리의 빈틈
외신(POLITICO, Breaking Defense 등)이 공통으로 지적하듯이 기술은 법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민간 위성이 군사 작전의 핵심 인프라가 되면서 민간 자산이 ‘합법적 공격 대상’이 되는 국제법적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우주는 이제 인류 공통의 탐사 영역이 아닌, 가장 치열하고 위험한 ‘제5의 전장’인 것이다.
‘K-국방우주’의 골든타임
북·중·러의 우주 위협과 마주한 대한민국에 우주 안보는 선택이 아닌 생존이다. 최근 구축 완료한 군 정찰위성과 2030년 초 다부처 초소형 위성(SAR) 군집위성 구축은 기상과 구름을 뚫고 24시간 표적을 감시할 수 있는 우리 국방의 핵심 보완재가 될 것이다.
기술만큼 중요한 것은 데이터를 전술 정보로 전환하는 전문 인력이다. 미 우주군과 같은 전문성을 갖춘 운용 인원의 충원이 시급하다. 또한 민간의 혁신적인 우주 기술을 국방에 즉각 이식하는 민·군 통합 우주 국방 생태계를 완성해야 한다.
결국 데이터의 속도가 곧 승리의 속도다. ‘에픽 퓨리’ 작전은 우리에게 명확한 메시지를 던진다. ‘우주를 선점하고 그 데이터를 AI로 가장 빠르게 처리하는 국가만이 미래의 전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는 점이다. 우주는 더 이상 머나먼 우주 탐사의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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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경IN sk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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