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제재 우려 속 결제수단 역할 부각
두바이 부동산 급락에 자금 이동 가속
OTC 시장서 “현금 들고 와도 물량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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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전쟁 여파로 금융 시장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대표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 공급량은 이달 들어 4% 이상 급증해 800억 달러에 육박하면서 전쟁 상황에서 대체 결제 수단이자 자금 이동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가상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기준 USDC의 시가총액은 약 792억 달러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달 초 약 750억 달러 수준에서 2주 사이 수십억 달러가 추가 유입되며 시총이 4% 이상 증가한 것이다. 세계 최대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 시가총액도 약 1840억 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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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중동 전쟁이 장기화되면서 스테이블코인이 전통 금융 시스템을 대체하는 결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콩 자산운용사 해시키는 지정학적 갈등이 확대될수록 자산의 이동성과 결제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디지털 달러의 역할이 커질 가능성에 주목했다.
해시키 연구원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는 환경에서는 자본 통제나 금융 제재 가능성이 동시에 높아지기 때문에 투자자들이 전통 금융 시스템 의존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나타난다”며 “스테이블코인은 이러한 상황에서 글로벌 결제와 자금 이동을 위한 사실상의 기본 정산 레이어로 기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부동산 시장 급락이 자금 이동을 촉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두바이 부동산·건설 기업 주가를 추적하는 DFM 부동산 지수는 최근 고점 대비 약 30% 하락하며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태다. 부동산 시장의 급격한 조정으로 투자자들이 자금을 가상화폐 시장으로 옮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현지 시장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실제 거래 흐름에서도 감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두바이 장외거래(OTC) 시장에서는 USDC 매수 주문이 급증해 거래 요청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두바이 기반의 애널리스트 라미 알하시미는 “전쟁 공포와 이에 따른 자본 유출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10만 달러 이상의 은행 송금은 현재 5~7일이 걸리고 있다”며 “일부 OTC 데스크에서는 현금을 들고 찾아온 투자자들에게 물량 부족으로 ‘내일 다시 오라’고 안내하고 있기도 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부동산 매도자들이 비트코인(BTC) 결제 시 5~10% 할인하는 매물까지 등장했다”며 “전통 시장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디지털 자산으로 이동하고 있는 징후”라고 덧붙였다.
김정우 기자 wo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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