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CJ대한통운 제공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내일 오전에 평택에서 익산까지 17톤 트럭 한 대 가능할까요?"
기업 간(B2B) 화물 운송은 여전히 이런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화물 등록이나 차량 검색은 스마트폰 앱으로 가능하지만, 배차 조정이나 운임 변경과 같은 업무가 전화로 다시 이뤄지는 일도 적지 않다. 수기로 발행하는 종이 계산서도 흔한 편이다.
국내 B2B 화물 운송 시장이 아날로그 방식을 병행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물류업계가 화물 운송의 '플랫폼화' 경쟁에 나서고 있다. 물류 경쟁의 초점이 소비자 배송 중심인 '라스트마일'에서 B2B 화물 운송 '미들마일'로 이동하며 디지털 전환이 이뤄지는 추세다.
이 가운데 대형 물류기업인 CJ대한통운이 미들마일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며 운송 플랫폼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핵심은 인공지능(AI)을 통한 운송 전 과정 최적화다.
현재 국내 화물 운송 시장은 1세대 화물정보 플랫폼인 전국화물24시콜, 화물맨, 원콜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설립 당시에는 전화로 화물을 중개했고, 2010년대 들어서 스마트폰 앱을 통해 화주와 차주를 연결하며 화물 운송 시장의 디지털화를 이끌었다.
다만 앱 기능 대부분은 화물 등록, 차량 배차와 같은 단순 게시판 수준에 머물러 있다. 실제 운송 과정에서 전화나 메시지 등 아날로그 방식을 병행하고, 특히 운임 협상이나 긴급 배차, 기존 거래 관계가 있는 경우에는 전화로 조건이 재조정되는 사례도 있다. 이는 운임 체계가 불투명하고 차량 배차와 운송 과정이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는 물류업계가 단순 화물 배차를 넘어 운송 전 과정을 디지털로 관리하는 미들마일 서비스를 눈여겨보는 배경이다. 미들마일은 공장과 물류센터, 물류센터 간 화물을 이동시키는 중간 유통 구간으로, 특히 기업 물류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핵심 단계다.
통상 미들마일 운송은 화주(기업)→운송 주선사(물류대행업체)→차주(화물차) 구조로 이어진다. 화주가 운송을 요청하면 주선사가 차량을 찾아 배차하며 차주를 중개하는 식이다. 이 과정에서 물량 조정에 따른 운임 협상, 차량 수급 조정 등 변동 사항은 전화나 메시지로 이뤄지며, 이로 인해 정보 비대칭과 운송 비효율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러나 미들마일 시장의 장벽은 높았다. 앞서 한진과 한솔로지스틱스 등 국내 물류기업이 화물 플랫폼 사업을 시도했다가 철회했고, 국내 IT 기업인 LG유플러스, 카카오모빌리티 등이 잇따라 진출했으나 존재감을 키우지 못했다. 미들마일 운송은 수년간 인적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움직여왔기 때문에 기존 주선사의 장악력이 진입의 한계로 꼽혔다.
다만 CJ대한통운의 등장은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경쟁 구도다. CJ대한통운은 최근 디지털 미들마일 운송 브랜드 '더 운반'에서 '기업 계약운송' 카테고리를 신설하고 기업 고객을 위한 서비스 기능을 강화했다. 실제 보유한 물류 인프라를 기반으로 물류와 화주 네트워크의 실체를 플랫폼에 이식한다는 점에서 앞선 IT 기업과 차별화된다.
CJ대한통운은 이미 기업의 물류 대행(3PL) 사업을 운영 중이며, 전국 운송망을 기반으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택배 물동량을 보유하고 있다. 기존 화주 네트워크와 물류 인프라를 결합하는 주선사로서의 역량을 모두 갖춘 데다 기존 사업자로서의 신뢰도도 확보하고 있다.
더 운반은 2023년 차주와 화주를 연결하는 플랫폼으로 출범해 운송 주문과 배차 흐름 정보를 축적해왔다. 핵심은 이 데이터를 토대로 AI를 활용해 운영 효율을 높인다는 점이다.
CJ대한통운은 축적된 운송 데이터를 기반으로 AI를 활용해 운송 최적화 기술도 적용하고 있다. 노선별 수요 패턴과 계절성, 화물 특성, 차주 수급 데이터 등을 분석해 합리적인 운임을 산출하고, 복화·경유·혼적 등 효율적인 운송 경로를 설계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기업 고객의 실제 물동량 흐름을 반영한 배차와 운송 운영을 최적화한다.
업계에서는 미들마일 시장의 디지털 전환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실제 물동량과 전국 운송망을 보유한 대형 물류기업이 플랫폼을 확대하면서 시장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결국 미들마일 시장의 승부처는 단순 편의와 효율뿐 아니라, 차주 수익에 직결되는 실제 물량 확보와 데이터 기반 운송 시스템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김제영 기자 zero1013@newsway.co.kr
저작권자(c)뉴스웨이(www.newsw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