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함파견 대상 7개국으로 늘려]
“나토, 안 나서면 미래에 부정적”
美, 금주 중 호위연합 발표 계획
英 등 파견에 모호한 태도 견지
佛 등 일부국가 이란과 통행협상
日도 “대응방안 검토” 신중 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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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파견하지 않는 나라들을 기억하겠다”고 강조했지만 요구를 받은 각국은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해 최대한 버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을 향해 “응답이 없거나 부정적 반응을 보이면 미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노골적인 압박을 가했지만 오히려 일부 국가는 이란과 협상을 시도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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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워싱턴DC로 이동하는 에어포스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호르무즈해협 유조선 호위에 참여할 국가와 관련해 “7개국 정도에 참여를 요구했고 긍정적 반응을 보인 곳도 있고 꺼리는 국가도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참여 여부를 기억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한국을 비롯해 중국·일본·영국·프랑스 등 5개국에 군함 파견을 요구했는데 여기에 2개국이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이번 주중 여러 국가가 해협 통과 선박을 호위하는 연합 구성에 합의했다고 발표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다만 작전 수행 시점이 적대 행위 중단 이후인지, 아니면 그 이전에도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파병 요구에도 불구하고 유럽 주요국들은 신중한 자세를 견지하고 있다. 전쟁에 깊이 관여할 경우 이란과의 외교적 관계가 악화되고 호르무즈해협 봉쇄 장기화에 따른 충격을 고스란히 감내해야 하기 때문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독일의 요한 바데풀 외무장관은 공영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독일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매우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다”며 “우리가 이 분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될 것인가?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프랑스 역시 모호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이날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 사실을 공개했지만 미국의 군함 파견 요구와 관련해서는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영국은 기뢰 탐지 드론 파견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더타임스는 영국이 미국의 군함 파견 요구에 저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일본도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이날 참의원(상원) 예산위원회에 출석해 호르무즈해협 군함 파견에 대한 질문에 “일본 정부로서 필요한 대응을 할 방법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고바야시 다카유키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호르무즈해협의 일본 함선 파견에 대해 “굉장히 허들이 높다”고 토로했다.
미국의 핵심 우방인 호주도 전선 확대에는 선을 그었다. 캐서린 킹 호주 교통·인프라부 장관은 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호르무즈해협에 함정을 파견할 계획이 없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중동발 경제위기에 대비는 하겠지만 직접적인 군사 전력 투입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일부 국가들이 에너지 공급망 복원을 위해 이란과 직접 협상에 나선 정황도 포착됐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유럽 국가들이 자국 선박의 안전한 항행을 확보하기 위해 이란과 협의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미군 기지가 있다는 이유로 공격을 받은 걸프 국가조차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하고 있다. 이란이 2000발이 넘는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했음에도 대규모 보복에 나서지 않는 점은 이런 기류를 드러낸다는 해석이다. 이스라엘 언론 예루살렘포스트는 “걸프 국가들은 미국이 승리를 선언해도 이란 정권이 붕괴하지 않을 경우 결국 테헤란과 공존해야 하는 현실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각국이 미국의 요구를 마냥 외면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집권기부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 가능성을 거론해왔으며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이 여전히 존재하는 상황에서 미국의 안보 공약이 흔들릴 경우 유럽으로서는 감당하기 힘든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FT와의 인터뷰에서 나토 문제를 언급하며 “우리는 우크라이나 문제에 있어서 그들을 도울 필요가 없었지만 도왔다”며 “이제 그들이 우리를 도울지 지켜보겠다”고 압박했다. 또 나토가 어떤 도움을 줘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필요한 모든 것(whatever it takes)”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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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이태규 특파원 classic@sedaily.com이완기 기자 kingea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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