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比 3배↑…롯데·CJ 등 발행 적극
지정학적 위기 등에 금리 변동성 커져
자금조달 불확실성 줄이려 전략 변경
공모채 미매각·오버금리 부담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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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금리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사모 방식으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 방식보다 금리가 조금 높게 책정되더라도 자금 조달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줄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업황이 부진할 경우 수요예측 과정에서 미매각·오버금리 등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1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대기업들이 사모 방식으로 찍은 회사채는 2조 962억 65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월 1일~3월 16일) 발행한 7345억 원의 3배에 가까운 규모다. 구체적으로 올해 1월과 2월에 각각 6830억 원, 7183억 원 상당의 자금을 사모채를 통해 조달했다. 이달 들어서는 6950억 원을 발행하며 지난해 3월(1조 680억 원)의 절반을 넘겼다.
올해 사모채 발행에 가장 적극적인 그룹으로는 롯데와 CJ가 꼽힌다. 롯데그룹은 롯데건설·롯데케미칼(011170) 등 주력 계열사들이 사모채 시장에 등장했다. 롯데건설은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총 3500억 원 상당의 신종자본증권을 사모 방식으로 조달했다. 롯데케미칼은 지난달 석유화학 업종 구조조정을 위한 정부 지원안 집행 전 유동성을 확충하기 위해 6개월 만기 사모사채 600억 원을 발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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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그룹의 경우 CJ ENM(035760)이 올해 1월 5년물 회사채 500억 원을 찍었으며 CJ CGV(079160)는 상반기 내로 만기가 도래하는 전환사채(CB)와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하기 위해 6000억 원을 사모 방식으로 조달할 예정이다. 또 LG전자(066570)는 최근 7억 위안(약 1490억 원) 상당의 김치본드(국내 발행 외화 표시 채권)를 사모채로 발행했다. 이 외에도 두산퓨얼셀(336260)·SK이터닉스(475150)·신세계건설·중앙일보 등이 사모채 시장을 찾았다.
이처럼 기업들이 사모 방식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금리 불확실성이 꼽힌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시장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은 데 이어 이달 중동발(發) 지정학적 위기 고조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모채를 선택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달 9일 신용등급 AA-급 3년 만기 회사채 금리는 3.991%까지 치솟으며 올해 들어서만 50bp(bp=0.01%포인트) 뛰었다.
공모채를 발행할 경우 거쳐야 하는 수요예측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관측이다. 업황 부진이 길어지고 있는 석화·2차전지·건설 등의 경우 수요예측 과정에서 미매각이 발생하거나 가산금리가 높게 책정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롯데건설과 CJ CGV의 경우 지난해 공모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미매각을 겪은 바 있다. 지난해 공모채를 무난하게 발행한 두산퓨얼셀의 경우 신용등급 하락 우려가 산재해 있는 만큼 금리 불확실성을 완화하기 위해 사모채를 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금리 불확실성 때문에 공모 대신 사모 방식을 선택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며 “공모로 발행할 경우 수요예측이라는 불확실성이 있고 금리를 낮출 수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확실한 투자자가 있다면 사모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박정현 기자 kat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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